이런 상황에서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 회장과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이 올해 초부터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이 있다. 바로 ‘고객’이다. 두 수장은 임직원들에게 고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고객 중심으로 고민할 것을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취임 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직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그는 영상에서 "선진국에서든 이머징 마켓(신흥 시장)에서든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라며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먼저 파악하고 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찌 보면 제가 고객에게 가장 멀리 있는 사람인데 언제든지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서슴없이 저에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며 “고객에 대해 아는 것은 직책이나 직급과 상관이 없고 고객을 접하면서 배워 나갈 수 있기 때문에 편하게 (영어 이름인) '샘'(Sam)이나 '김상현'으로 불리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고객 중심’을 강조하는 것은 김 부회장뿐만이 아니다. 롯데그룹 총수인 신동빈 회장도 고객 중심의 사고를 강조했다. 신 회장은 지난달 20일 진행된 상반기 롯데그룹 VCM에서 “시대의 변화를 읽고 미래지향적인 경영을 통해 신규 고객과 신규 시장을 창출하는 데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며 “항상 새로운 고객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를 우선순위에 두고 생각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진심으로 우리 고객의 삶과 그들을 둘러싼 환경을 어떻게 더 좋게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우리의 모든 의사결정에 선한 가치가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연 매출은 2017년 대비 13%,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3%나 감소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에는 연 매출 17조원, 영업이익 4000억원의 벽도 깨졌다. 2020년까지 누적된 순손실만 2조원에 달한다.
롯데쇼핑은 실적 하락 국면에서 탈피하기 위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오프라인 점포를 정리했다. 비용을 줄이면서 일부 이익 개선 효과를 봤지만 그 정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 롯데쇼핑은 사업의 기본인 ‘고객 중심 사고’에 초점을 맞추고 변화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마트 등의 사업은 결국 고객의 마음을 여는 것이 사업의 기본”이라며 “고객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면 결국은 선택받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지난해 말부터 대대적인 변화를 통해 고객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먼저 내부 조직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기존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인사를 대거 영입했다.
김 부회장은 미국 생활용품 기업 P&G 출신으로 P&G 동남아 총괄사장, 미국 P&G 신규 사업 부사장, DFI리테일그룹 동남아 유통총괄 대표 등을 맡았다. 특히 롯데마트의 경쟁사인 홈플러스에서 부회장직을 맡은 이력이 있다. 신임 백화점 사업부 대표인 정준호 부사장은 신세계 출신이다.
내부 조직도 개편했다. 5년 가까이 유지해온 BU(비즈니스 유닛) 체제를 폐지하고 HQ(헤드 쿼터) 체제를 도입했다. 각 사업군 총괄 대표에 더 많은 권한을 줘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롯데 유통군은 김 부회장의 본격적인 업무 시작과 함께 롯데 전반적인 조직 정비를 조만간 마무리할 계획이다.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해 사업 부문별 변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올해 본점, 잠실점 등 주력 점포의 명품 MD를 강화하고 식품관 프리미엄화 투자 등을 계획 중이다. 이외에 동탄점이나 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점 같은 미래형 대형 점포를 지속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2022년 식품 역량 집중과 비식품 전문화를 중심으로 대규모 리뉴얼을 진행할 계획이다. 리뉴얼을 통해 지난해 말 처음으로 선보인 제타플렉스 잠실점은 오픈 후 약 40여 일 만에 전년 동기 대비 42% 매출이 증가하며 고객 지지를 얻고 있다. 롯데마트는 제타플렉스 잠실점처럼 비식품 MD를 강화해 전국 지점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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