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에서는 작년 주요 건설사 CEO들이 전달했던 메시지들이 작년 한 해 동안 얼마나 지켜졌는지, 작년 각 건설사들의 행보와 실적을 종합적으로 돌아보고 평가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건설업계 최장수 CEO 반열에 오른 임병용 부회장은 지난해 “수익성 중심의 주택사업을 확대, 자체사업 발굴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각오를 다진 바 있다. 프리패브(Prefab), PC 사업 등 이미 추진한 사업의 외연을 확장하고 향후 친환경 그린에너지와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에 발맞춰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GS건설은 겉으로 드러나는 영업이익 면에서는 주춤한 것처럼 보였지만, 세부적으로 실적을 들여다보면 전통적 주택사업과 신사업 등 모든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정비사업 5조 클럽 기염, 지방 분양시장에서도 흥행 이어간 한 해
GS건설은 지난해 7월 건축·주택부문 도시정비사업 그룹의 조직개편을 통해 도시정비2담당 산하에 리모델링팀을 신설하고 리모델링사업 본격화를 알렸다. GS건설은 리모델링팀을 신설한 배경에 대해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GS건설은 지난해 문정건영아파트, 밤섬현대아파트 등 리모델링 사업에서도 연이은 수주를 올리며 리모델링으로만 8000억원에 달하는 수주 실적을 올렸다. 리모델링 실적이 더해진 결과 지난해 도시정비 실적에서 ‘5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며 업계 2위 자리에 등극하기도 했다. 백사마을 재개발과 신림1구역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연말에 연달아 수주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분양의 경우 GS건설은 작년 초 전국적으로 2만8651가구를 목표로 설정,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용현자이크레스트 등 크고 작은 단지들의 청약 흥행을 이끌어내며 순행했다. 청약 열기가 상대적으로 덜했던 지방에서도 1순위청약 마감 행진이 이어지며 자이(Xi) 브랜드 파워를 다시 한 번 입증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올해의 경우에도 GS건설은 약 2만7000여가구의 단지 공급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신용등급 상향으로 내실 확보, 자이S&D 손잡고 M&A 시장에도 참여
지난해 말 한국신용평가는 GS건설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상향 조정했고, 등급 전망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같은 달 GS건설의 장기신용등급을 ‘A/Positive’에서 ‘A+/Stable’로, 단기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상향했다. 각 신평사들은 수익성이 높은 주택사업 중심의 포토폴리오 변화가 장기적인 GS건설의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밖에도 지난해 신년사에서 임 부회장은 “차별화된 기술을 발굴하고 미래사업을 준비하고, 신사업 육성을 위해 시너지 창출이나 가치 제고에 효과가 기대되는 경우에는 선별적 M&A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걸맞게 GS건설은 지난해 같은 GS 계열사인 ‘자이S&D’와 공동으로 건축·플랜트 회사 인수에 나서기도 했다. 자이S&D가 인수한 S&I건설은 LG의 100% 자회사인 S&I코퍼레이션에서 분할한 건축·플랜트 건설사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캡티브 마켓(계열사 간 내부 시장) 물량이 60~70%를 차지한다.
S&I건설은 자이S&D보다 큰 규모의 기업이다. S&I건설의 연간 매출액은 1조원 대, 예상 순이익은 500억원인 반면 증권업계에서 예상하는 자이S&D의 내년 매출액은 5360억원, 순이익 390억원 수준이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이S&D가 S&I건설의 직접적 인수 주체가 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자이S&D의 볼륨 성장을 위한 그룹의 전략적 의사결정의 일환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계열사간 시너지를 고려하면 GS건설이 주택시장에 갖게 될 반사효과나 존재감도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플라즈마 기술 활용 리사이클링 등 ESG 신사업 성장세 꾸준
주택사업과 함께 임 부회장이 강조했던 ‘미래 먹거리 발굴’ 또한 꾸준히 이어졌다. 2019년 2936억원 수준이던 GS건설의 신사업부문 매출은 이듬해인 2020년 6111억원, 지난해 3분기까지 5470억원으로 파이가 점점 늘어났으며, GS이니마 오만 수주가 추가 인식되면 1조원에 달하는 매출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지난해 GS건설은 플라즈마 기술을 이용해 폐자원을 전기로 만드는 청정 에너지화 사업에 본격적으로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해당 사업은 기체를 가열해 발생되는 제4물질상태인 플라즈마를 활용해 각종 공장과 생활 현장에서 사용하고 버려지는 폐자원을 원료로 하는 재활용(업사이클링) 청정에너지 사업이다. 여러 설비의 공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소를 최종 연료전지 발전에 사용해 청정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자회사인 에네르마와 함께 친환경 미래사업인 리튬이온 배터리 리사이클링(2차전지 재활용) 사업의 첫 삽을 뜨며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리사이클링 사업은 사용 후 배터리의 처리에서 발생하는 오염 방지와 자원의 낭비에 대한 해결책으로 GS그룹이 추진 중인 친환경 경영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GS건설은 오랫동안 ESG 시대에 대응해 새로운 사업구조를 만들어오는 데 노력했다”면서 “ESG에 기반한 사업구조의 전략적 전환을 통해 미래 지향적인 밸류체인(Value Chain)을 구축해 ESG 시대의 지속가능 대표 기업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실적에 반영중인 Precast Concrete 사업(지피씨), 해외 모듈사업에 더해 2023년 준공 예정인 2차전지 재활용 사업(에네르마), 베트남 개발사업 등 건설·환경 중심의 다양한 신사업 성과는 점차 구체화 될 전망”이라며 “올 2월 S&I건설의 연결 편입 효과 역시 LG그룹사 물량 확보를 통한 실적 개선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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