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에 들어가면 먼저 감미로운 차향이 온몸을 감싼다. 매장은 모두 3층으로 구성돼 있다. 1층 차를 구매하는 공간을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면 ‘가회다실(Tea Room)’과 ‘바설록(Bar Sulloc)’이 있다.
2층에서는 오설록 프리미엄 차를 마실 수 있다. 잘 가꿔진 정원 풍경을 배경으로 오설록 디저트와 차 사진을 찍는 손님들도 눈에 띈다. 그저 맛이 아니라 눈과 코로도 오설록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오설록 티하우스 북촌점은 3년 이상 기획하고 준비한 매장”이라며 “맛뿐만 아니라 오감을 통해 차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차(茶) 사업은 창업주인 고 서성환 선대 회장이 “어느 나라를 가도 나라마다 독특한 차가 하나씩은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며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우리나라 전통 차 문화를 정립하고 싶다”며 시작했다. 고인은 제주도 서광 지역에 녹차 밭을 손수 일구는 등 차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도 선대 회장 뜻을 이어 ‘가업’으로 녹차 사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지금도 서 회장은 제주도에 가면 오설록 차밭을 꼭 찾는 등 오설록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서 회장은 2001년 제주에 국내 최초 차 박물관인 ‘오설록 티뮤지엄’을 개관하면서 차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이때 ‘오설록’이란 이름이 처음 등장했다. 서 회장은 특히 녹차 사업 관점을 바꿨다. 단지 차 문화를 정립하는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차의 특성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05년 설록차 연구소를 설립하며 기존 녹차 소재 연구에서 신품종 녹차 연구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진한 녹차 맛을 낼 수 있는 티백을 제조하면서 녹차 연구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녹차 씨와 녹차 잎으로부터 유래된 미생물을 사용한 항노화 성분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는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인 ‘헤라’의 세럼에 사용됐다.
아모레퍼시픽은 2019년 ‘오설록’을 독립 법인으로 출범시켰다. 이 회사 관계자는 “프리미엄 차 사업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 브랜드 명성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 독립 법인 출범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까지 ‘녹차’ 성분이 들어간 관련 특허를 7건 취득했는데, 이를 설화수, 헤라, 이니스프리, 라보에이치 등 화장품과 생활용품 사업 전반에 활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녹차 성분 연구는 화장품 브랜드 정체성까지 이어졌다.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지난 2010년 녹차 씨앗 성분을 주축으로 한 ‘그린티 씨드 세럼’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 2700만 개를 넘어서며 ‘이니스프리’ 대표 상품으로 히트했다.
이외에도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0년 세계 최초로 ‘녹차 유산균주(Lactobacillus plantarum APsulloc 331261)’를 발견해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2월 녹차 유산균주 연구와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이 회사 기술연구원에 ‘녹차유산균 연구센터’를 신설했다.
그 결과 이 회사 녹차 유산균주가 지난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규 건강식품 원료(NDI)로 등재되는 성과도 거뒀다.
아모레퍼시픽은 녹차 유산균이 기존 유산균주보다 장내 정착력이 뛰어나고 효과가 오래 지속되며 유해 세균 억제 효과가 우수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3월 ‘바이탈뷰티’ 브랜드에서 유기농 녹차 유산균을 활용한 ‘녹차에서 온 유산균’ 제품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출시 이후 상반기까지 1500만 포 이상 판매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녹차를 활용한 ‘메타그린 골드’ 상품 역시 지난 10년 동안 약 100만 명 소비자에게 2억 포 이상 팔리며 스테디셀러가 됐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녹차유산균 연구를 강화해 전 세계 고객에게 안전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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