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특히 2011년 말 가전과 모바일 부문으로 분리했던 세트사업을 최근 인사와 조직개편에서 전격 통합하는 등 대대적 정비에 나서면서 향후 스마트폰 전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 분기 삼성전자 점유율을 2%포인트 차로 뒤쫓으며 2위에 올랐던 중국 샤오미는 13% 점유율을 기록하며 3위로 내려갔다. 반면 3위였던 애플은 14% 점유율로 한 계단 오른 2위를 차지했다. 아이폰12의 지속적인 수요 덕분이다. 5위인 리얼미는 부품 부족이 최고조였음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출시한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이 흥행을 이끌었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대중화를 위해 전작보다 약 40만 원가량 저렴하게 책정한 점이 소비자들 구매로 이어졌다. 또 플립3의 경우 전면 디스플레이가 전작보다 커져 편의성을 높였으며, MZ세대가 선호하는 색상을 적용해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그 결과 애플 안방인 북미 시장 점유율도 전 분기 대비 8% 늘었다. 애플과의 격차도 전 분기 27%포인트에서 14%포인트로 크게 줄였다.
다만, 출하액을 살펴보면 애플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애플은 3분기 스마트폰 출하액 점유율 37%를 차지했지만, 삼성전자는 18%를 차지했다. 아이폰13의 높은 초기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 신제품 ‘아이폰13’은 지난 9월 중후반에 출시돼 3분기엔 초반 판매량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성수기 판매 확대도 기대된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에도 삼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트렌드포스도 4분기 애플 점유율 전망치를 23.2%, 삼성 전망치를 19.4%로 추정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아이폰13 판매가 부진할 것으로 봤다. 매년 디자인 측면에서 혁신을 거듭해온 애플이지만, 올해 신제품은 전작 디자인과 같아 공개 이후 혹평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애플 충성고객들 사이에서 5G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아이폰13 수요는 예상을 뛰어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삼성전자는 베트남·멕시코 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공장 가동에 차질이 생겼다. 이로 인해 부품 수급 문제가 발생해 출하량도 감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과 달리 상대적으로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는 애플이 아이폰13 판매에 박차를 가한다면 4분기엔 1위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크다.
결국 올해 4분기 스마트폰 점유율 관건은 양사 중 누가 안정된 공급망을 유지하고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에도 1위를 지키는 것이 어렵다고 본다. 현재 삼성전자가 경쟁력을 갖춘 시장은 ‘폴더블폰’밖에 없다는 게 이유다. 바(Bar) 형태 스마트폰 시장에선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와 애플 아이폰 시리즈, 그리고 중국 제조사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중국 제조사들은 싼 가격을 앞세우며 중저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내년 초부터 다양한 라인업을 내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내년 1월 갤럭시S 시리즈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S21 FE(팬에디션)’을 시작으로 2월에는 갤럭시S22 시리즈, 하반기엔 4세대 폴더블폰을 선보일 계획이다.
애플도 내년 상반기 아이폰SE 3세대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내년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은 준프리미엄급인 아이폰SE 3세대와 갤럭시S21FE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가격대다. 스마트폰 주요 부품사들이 가격을 일제히 인상해 이에 따른 신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런데 중국 샤오미·화웨이·오포·비보 등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삼성 점유율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삼성으로선 갤럭시S22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중저가 시장보다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갤럭시S 입지를 확실히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사에서 가전과 모바일로 나뉘어져 있던 세트 부문을 통합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를 통해 가전 부문에서 히트한 비스포크 개념을 스마트폰에서 채용하는 등 경쟁사들이 넘보지 못한 부문에서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트 부문을 총괄하게 된 한종희닫기한종희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의 통합 리더십 체제가 자리 잡으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삼성전자가 사업 부문 간 경계를 허물고 깜작 놀랄 만한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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