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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여성 금융인 국제 콘퍼런스’ 개최

기사입력 : 2021-11-03 18:51

(최종수정 2021-11-03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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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9년째 ‘유리천장지수’ 최하위

산드라 보스 블랙록 총괄 기조강연

“다양성‧형평성‧포용성 개선해야”

(앞줄 왼쪽 다섯 번째부터) 민형배(더불어민주당‧광주 광산구을)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상경 여성금융인네트워크 회장,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 등 내빈들이 3일 경제신문 〈이투데이〉와 (사)여성금융인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2021 대한민국 여성 금융인 국제 콘퍼런스’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임지윤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앞줄 왼쪽 다섯 번째부터) 민형배(더불어민주당‧광주 광산구을)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상경 여성금융인네트워크 회장,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 등 내빈들이 3일 경제신문 〈이투데이〉와 (사)여성금융인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2021 대한민국 여성 금융인 국제 콘퍼런스’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임지윤 기자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경제신문 <이투데이>와 (사)여성금융인네트워크가 주최하는 ‘2021 대한민국 여성 금융인 국제 콘퍼런스’가 3일 오후 2시에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컨퍼런스홀에서 열렸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새로운 물결 –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책임과 이사회 다양성’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내년 8월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앞두고 금융계 고위직의 다양성 확보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축사는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과 구윤철 국무조정실 실장, 정춘숙(더불어민주당‧경기 용인시병)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민형배(더불어민주당‧광주 광산구을)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이 맡았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성 평등은 다양성과 포용성, 공정의 가치를 지향하며 경제활동을 비롯한 사회의 각 영역에서 다양하고 균형적인 시각을 담는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성 평등을 지향하는 조직문화는 의사결정 시 유연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발휘하도록 함으로써 기업의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향상시킨다”며 “궁극적으로 기업과 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데 큰 힘을 발휘한다”고 덧붙였다.

구윤철 국무조정실 실장은 “우리 사회에는 여성들에게 유난히 높은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구 실장은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해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일부를 대상으로 조사‧발표하는 ‘유리천장지수(Glass-ceiling index)’에서 우리나라는 9년째 꼴찌(29)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국내 상장법인의 여성 임원 비율도 5.2%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상의 흐름에 가장 민감해야 할 금융업계에서 여성의 사회 진출 수준이 조사대상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것은 역설적이라 생각한다”며 “내년 8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자본시장법은 기업에게는 ESG 경영을 위한 한 걸음이 되고, 여성에게는 유리천장에 균열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축사를 맡은 정춘숙(더불어민주당‧경기 용인시병)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은 “세계경제포럼은 ESG 중에서도 G(지배구조)를 최우선으로 꼽는다”며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여성 이사가 2명 미만인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공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현실은 국제사회 기준과 한참 동떨어져 있다”며 “여성 대표성 확대 등 기업 지배구조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민형배 의원도 유리천장 타파에 공감을 표했다. 민 의원은 “유리천장 타파와 여성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세금 공제를 주 내용으로 하는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며 “(발의 안의) 빠른 통과로 우리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 기회가 확장되는 선순환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이번 국제 콘퍼런스의 첫 번째 세션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회사 블랙록(BlackRock)의 글로벌 책임 투자 총괄인 산드라 보스(Sandra Boss)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오종남 SC제일은행 이사회 의장이 특별강연에 나섰다.

산드라 보스 총괄은 “이사회 다양성이 탁월한 리더십과 우수한 재무성과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고위급 경영진이 다양할수록 이사회 내에서, 더 나아가 전사적으로 혁신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고 ‘집단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사회에서 소수집단이 잘 대표된 기업이 동종업계의 다른 기업보다 더 높은 시장가치 성과를 낸다”며 “인적자본 개발을 강화하고 번영하는 포용적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사회, 임직원, 기업 모두 다양성과 형평성, 포용성을 개선하는 관행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오종남 SC제일은행 이사회 의장은 SC제일은행이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여성을 존중하는 기업 문화가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오 이사장은 “8월 기준으로 SC제일은행은 사외이사의 절반, 임원의 23%, 지점장의 30%를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지배구조 부문에 있어서 ‘이사회의 활발한 토론 문화’와 ‘이사회와 경영진의 다양성’을 이유로 SC제일은행을 대상에 선정했다”고 목소리 높였다.

오 이사장은 “여성이 이사로 참여하기에는 검증된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간혹 있는데, 오늘날 여성 임원으로 취임할 자격을 갖춘 후보자가 부족하다는 것은 사회가 여성의 리더십 개발에 소홀했다는 반증”이라며 “더 늦기 전에 유능한 여성 인력의 발굴 육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박현남 도이치은행 대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윤종원 IBK기업은행 은행장, 김연준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 은행과장,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이 3일 경제신문 〈이투데이〉와 (사)여성금융인네트워크가 주최한 ‘2021 대한민국 여성 금융인 국제 콘퍼런스’ 두 번째 세션 패널토론에 참여하고 있다./사진=임지윤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박현남 도이치은행 대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윤종원 IBK기업은행 은행장, 김연준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 은행과장,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이 3일 경제신문 〈이투데이〉와 (사)여성금융인네트워크가 주최한 ‘2021 대한민국 여성 금융인 국제 콘퍼런스’ 두 번째 세션 패널토론에 참여하고 있다./사진=임지윤 기자
두 번째 세션은 김상경 여성금융인네트워크 회장이 콘퍼런스 주제 의의 소개와 패널토론자 소개로 시작했다. 김 회장은 “최근 ESG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대부분이 환경, 특히 기후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여성과 관련된 부분은 다소 소외되어 있다”고 전했다. 이어 “ESG 중 S에는 성별 다양성, G에는 이사회 구성 등의 카테고리가 분명히 존재한다”며 “여성과 매우 관련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일본에 비해 국내의 여성 경영참여 확대 노력이 부족한 국내 상황도 꼬집었다. 그는 “2018년 행사에서 세계 최대의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GPIF)의 히로 미즈노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초청했을 때 일본은 여성의 경영 참여 확대(W-ESG) 지표를 만들어 펀드에 투자하고 있었다”며 “GPIF와 같이 국민이 모두 가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은 성 평등 문제에 관해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고위직 성별 다양성’을 주제로 진행된 패널토론에는 최운열 전 국회의원이 좌장을 맡고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KB금융지주 회장과 윤종원닫기윤종원기사 모아보기 IBK기업은행장, 김연준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 은행과장,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박현남 도이치은행 대표가 참여했다.

금융위원회 첫 여성총괄과장인 김연준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금융은 다른 산업에 비해 고용에 있어 남녀 차이가 없는 편이지만, 질적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금융권의 정규직 비율은 남성 89.4%, 여성 89%로 비슷하지만 관리직 비중은 여성이 4.0%, 남성이 21.8%로 5배 이상 차이 났다. 또한 연봉 1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자 비중도 여성은 19.6%인 것에 반해 남성은 42.3%였고 대학 졸업에 있어서도 여성 57.6%, 남성 85.2%로 큰 격차를 보였다.

김 과장은 이러한 이유에 관해 여성 인재 풀이 좁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여성은 단순히 창구에서 영업, 마케팅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관리직과 고액 연봉자 비중이 작다”며 “금융사 이사회 여성 비율이 4% 남짓인데, 골드만삭스(46%), 블랙록(38%) 등 해외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변화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여성 인력 풀은 계속 늘어나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 여성금융인네트워크 회원은 “이번 포럼을 통해 편견을 버리고 다양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여성이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와 교육받을 수 있는 여건이 더 많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행사 참여 소감을 전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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