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회장 후보자가 총회를 앞두고 자진사퇴하면서 신임 회장의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차례를 제외하고는 대대로 금융당국 출신 인사들이 맡은 자리인 만큼 내년 3월 대선 이후에 윤곽이 드러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임승태닫기임승태기사 모아보기 최종 후보자가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후임 공모 절차는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다. 회장을 다시 선출하려면 신용정보협회 정관에 따라 이사회에서 정한 규정을 이행해야 한다.
이사회를 소집한 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의견 수립, 공모계획 확정, 후보자 공모, 서류심사와 면접 등으로 약 2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부터 추진해도 빨라야 내년 1월에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
당시 임승태 후보자는 “지난 3~4개월 전 윤석열 캠프 내 지인이 도움을 요청했다”며 “도움 요청에 어설프게 대답했는데 어느 순간 특보로 합류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임 후보자는 “윤석열 대선캠프 위치조차 모르는데 현재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황망하다”며 관련성을 부인했지만,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할 금융협회장 후보 자격에 대한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자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채 사퇴를 선언했다.
협회는 회장 선출에 관한 절차와 방법 등 세부사항을 이사회에서 정한 규정대로 이행해야 한다. 다만 회추위가 차기 회장을 단수 후보로 추천한데다, 신임 회장 선출 방안을 논의해야 하는 이사회 일정조차 확정되지 않아 여러가지 절차와 가능성을 염두했을 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정보협회 관계자는 “차기 회장 선출에 대해서는 상당한 숙려 기간이 필요하다”며 “회원사들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미 신용정보협회장 선출 총회가 한차례 미뤄진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급하게 신임 회장을 선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새 임원을 선정하려면 다시 공모계획부터 수립해야 하지만 아직 이사회 일정조차 정해진 게 없다”며 “다만 협회 정관상 차기 회장 선임 시까지 현 회장의 임기를 연장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협회 운영에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 차기 회장 출신에도 관심…‘민 vs 관’
신임 회장 선출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새로운 후보자가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신용정보협회가 정·관계의 영향력이 미치는 금융단체인 만큼, 내년 초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움직임을 살피면서 신임 회장 선임이 늦어지는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협회의 주 업무는 정부당국과 시장을 상대로 업권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기 때문에, 협회장 자리는 정부 인사들과 친분이 있는 관료 출신 인물이 선임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아직 뚜렷한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으나 역대 회장들을 살펴보면 한 명을 제외하곤 모두 일명 ‘모피아’로 불리는 옛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들이 회장직을 거쳐갔다.
김석원 제1대 회장은 재무부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총무과장을 거쳐 예금보험공사 부사장과 우리은행 사외이사, 상호저축은행중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후 지난 2009년 신용정보협회 회장에 임명됐다.
주용식 제2대 회장도 재무부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 국장을 지낸 뒤 지난 2009년 상호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제4대 회장인 현 김근수 회장 역시 제23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국고국 국장을 지낸 뒤 제10대 여신금융협회장을 거쳐 지난 2018년 10월 신용정보협회 회장직을 맡았다.
반면 민간 출신 인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임 회장 선출은 재공모를 진행하거나 최종 후보군에 포함된 인사들 중에서 다시 후보자를 선정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임승태 전 금융위 사무처장과 함께 하마평에 올랐던 인사들이 유력 후보군으로 다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당시 관(官) 출신 인사로 거론된 곽범국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지난달 30일 중소기업중앙회 공제사업단장으로 임명되면서 관료 출신 후보자는 모두 제외됐다.
또한 지난 2015년 제3대 협회장으로 임명된 김희태 전 회장은 한일은행(현 우리은행) 집행부행장과 중국 현지법인 행장 등을 거쳐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사장을 역임한 첫 민간 출신 인사였던 만큼, 제5대 회장도 민(民) 출신 인사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는 전망이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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