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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이 그리는 ‘뉴롯데’ ① 인적 쇄신] 순혈주의 깨고 외부 전문가 영입 ‘승부수’

기사입력 : 2021-10-25 00:06

(최종수정 2021-10-25 00:16)

디자인경영센터장에 배상민 교수
엘탭 변경·희망퇴직 리빌딩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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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 수장 자리를 맡은지 10여 년이 흘렀다. 신 회장은 지난 2017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과감한 혁신으로 롯데를 바꾸겠다”며 ‘뉴롯데’를 타이틀로 내세웠다. 내년이면 5년을 맞이하는 ‘뉴롯데’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신동빈 회장의 행보를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핵심인재 확보에 우리 사업의 성패가 달려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이처럼 말하며 인재영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동빈 회장이 ‘뉴롯데’를 실현하기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다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격호닫기신격호기사 모아보기 롯데 명예회장의 1967년 롯데제과 설립을 시작으로 유통, 서비스, 화학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며 사세를 확장해, 현재는 우리나라 재계 5위의 그룹사로 성장했다.

신동빈 회장은 1988년 일본롯데 상사 입사에 입사하며 롯데에서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1997년 부회장 승진하고 2011년 2월 롯데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국내 재계 5위 그룹의 회장으로 올랐다.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상무로 롯데그룹에 참여한 지 21년 만이다.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2017년에 대한민국 랜드마크가 된 롯데월드타워를 완공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롯데지주를 설립해 그룹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신 회장은 회장직에 오른 10여 년 사이 그룹 자산을 눈에 띄게 늘렸다. 회장직에 취임한 2011년 87조원에 불과했던 롯데그룹 총자산은 지난해 117조 8000억으로 41% 증가했다.

성공적 행보를 이어왔지만 대외적 이미지는 과거와 같지 않다. 신 회장은 2015년 7월 경영권을 놓고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롯데의 국적과 복잡한 지배 구조가 논란이 됐다. 여기에 경영비리 사건, 국정 농단 사건 등의 악재도 더해졌다.

이에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17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과감한 혁신으로 롯데를 바꾸겠다”며 '뉴롯데'를 타이틀로 내세워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신사업·인수합병 모색 등 다방면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인적 쇄신이다.

롯데는 순혈·보수주의가 강한 기업으로 전해졌다. 특유의 강한 순혈주의로 그룹 계열사 대표 대다수가 롯데 공채 출신일 정도로 외부 인력 수혈에 인색했다. 그러나 최근 롯데그룹 경영진의 구성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면서 보수적 문화에서도 점차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작은 2018년이었다. 2018년 10월 경영에 복귀한 신 회장은 그해 말 임원 인사를 통해 회사 임원의 세대교체를 진행했다. 인사 방식의 변화를 나타낸 대표적 신호였다. 2019년에는 전체 계열사의 40%에 해당하는 22개사의 대표를 교체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이어서 지난해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긴 11월에 인사를 단행했다. 롯데푸드와 롯데칠성음료, 롯데지알에스 등 식품 계열사 대표를 포함해 13개 계열사 대표를 한 번에 교체했다.

아울러 600여명의 임원 가운데 30%가 물러나고 10%가 임명되면서 100여명의 임원 자리가 줄었다. 경쟁사보다 뒤처진 것에 대한 신 회장의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젊은 피'를 수혈하겠다는 의지도 느껴졌다. 이는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를 비롯해 50대 초반을 CEO로 대거 발탁한 데서 알 수 있다.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와 강성현 롯데마트 신임 사업부장은 모두 1970년생이다.

올해는 외부 인사 수혈에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순혈주의’를 벗어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우선 지난 4월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인 롯데온의 새 책임자로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사업본부장을 e커머스사업부장(롯데온 대표)으로 영입했다. 여기에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 자리를 기존 전무에서 부사장급으로 격상하면서 나 부사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롯데지주에도 외부 출신 인재들이 자리 잡고 있다. 롯데지구 경영혁신1팀, 경영혁신2팀 팀장인 김승욱 상무와 서승욱 상무보는 모두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해 미국에서 석사를 받은 해외파 출신이다. 김승욱 상무는 사모펀드 론스타코리아에 근무했고 서승욱 상무보는 컨설팅 기업 PwC에 근무한 경험이 있다.

지난달에는 디자인 역량 강화를 위해 지주 내에 디자인경영센터를 설립하고, 초대 센터장으로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출신의 배상민 사장을 선임했다. 배 사장은 1971년생으로 레드닷(독일), iF(독일), IDEA(미국), 굿 디자인(일본) 등 세계 4대 디자인어워드에서 40회 이상 수상한 국내 최고의 디자인 전문가다.

젊은 임원 만들기에도 적극적이다. 롯데는 이달 중순 차부장급 직급 통합을 통해 직급 체계를 간소화한다고 밝혔다. 합으로 승진 연한이 절반 정도 줄어 젊은 임원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5단계였던 직원 직급이 4단계로 축소되며 최소 7년이 지나야 임원 승진을 위한 자격 요건이 됐지만 이번 통합으로 최소 5년이 지나면 임원 승진 대상이 된다. 롯데는 2017년에도 M2·M1 두 단계로 나뉘었던 책임 직급을 통합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임원 직급도 '상무보A'와 '상무보B'를 '상무보'로 통합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줄이거나 폐지했다.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해 인력 구조 개편에서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3일부터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는데 500여명이 이를 신청했다. 전 직원 4700여명 중 희망퇴직 대상자 중 25%가량이다. 업계 대비 좋은 퇴직 조건으로 신청자가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그룹 인재 채용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해부터 공개채용제도를 폐지하고 계열사별 수시 채용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인적성진단 시험인 ‘엘탭’도 객관식 중심에서 과제 해결 중심으로 바꿨고 기수 제도를 폐지했다.

대신 인턴, 장애인, 장교 채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재를 뽑아 롯데그룹의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다음 달에는 세 자릿수 규모의 신규 채용이 예정돼있다.

하반기 VCM에서 말한 “롯데그룹을 우수한 인재가 오고 싶어 하는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신 회장의 목표에 다가서는 모습이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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