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글로벌 시장 각지에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일본 도요타 보다 진보한 전기차 전략을 내놓으며 역전 기회를 노리고 있다. 수익성 중심 경영전략의 모범으로 꼽히는 도요타는 기존에 보유한 하이브리드 기술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전동화 전환이 가장 빨리 이뤄질 유럽은 2035년을 목표로 한다. 환경규제가 강해지고 있는 미국, 중국에 이어 한국과 신흥시장(인도, 러시아 등)에서도 전동화 전환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다시 한번 담대한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전기차 전환 중심에는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아이오닉 브랜드가 있다. 현대차는 올해 내놓은 준중형SUV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내년 중형세단 아이오닉6, 2024년 대형SUV 아이오닉7을 차례로 출시한다. 제네시스도 E-GMP 기반의 첫 전용전기차 GV60이 올해 안으로 출시 준비하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총 8종의 전기차·수소차 라인업을 완성해 100% 전동화 전환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이 기업은 지난 7일 탄소 중립 전략 발표회를 열고 2030년 전체 판매 목표 1300만대 가운데 15%인 200만대를 전기차·수소차로 채우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의 2030년 비중목표(30%)에 절반 수준이다.
대신 도요타는 절반 가량인 600만대를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로 메우겠다고 발표했다.
도요타의 도요타 아키오 회장은 “탄소중립의 적은 내연기관차가 아니라 이산화탄소다”고 강조했다. 배터리전기차는 주행 중 탄소 배출이 없을 뿐이지 생산 단계에서는 내연기관차와 맞먹는 탄소가 발생하는 점을 지적한 발언이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차를 생산·주행과정에서 더 친환경적이라고 판단한다. 회사는 일찍부터 하이브리드 기술개발에 주력해 온 도요타는 최근 각국의 점진적인 배출규제 강화에 재미를 봤다.
예를 들면 유럽연합은 자동차 제조사가 판매한 모든 자동차의 탄소배출치를 평균화해 기준치를 넘으면 패널티를 부과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가 많이 팔릴 수록 더 많은 수익률이 높은 내연기관차를 더 많이 판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하이브리드를 주력으로 삼으려는 도요타의 전략은 가까운 미래에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30~2040년경 내연기관차 퇴출을 선언한 일부 국가들이 엔진을 탑재한 하이브리드(HEV)도 내연기관차로 분류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친환경차 정책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유럽연합, 중국, 미국 일부 주정부는 전기 주행모드가 가능한 PHEV만 친환경차로 인정한다.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양사 미래 계획을 비교해 보면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는 시점에서 현대차가 도요타를 역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도요타도 손을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이날 도요타는 자사가 다수 기술특허를 보유한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를 공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요타는 전고체배터리 전기차를 2020년대 중후반경 출시한다는 목표다. 개발 방향도 전고체배터리를 탑재한 하이브리드 차량을 검토하는 등 보다 구체화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상용화한 리튬이온배터리 기반의 전기차 보다 성능은 높으면서 화재 위험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높은 개발·양산 비용과 기술적 난제 해결이 관건이다. 자동차 기업 입장에서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 내재화에 성공한다면 외부 배터리 기업과 협상력을 올리거나 직접 제조에 나서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현대차도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 개발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 전고체 전기차를 시범양산 한 뒤 2030년 상용화할 것이라는 로드맵을 세웠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고체 전기차는 현대차 주도로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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