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포스트 팬데믹 시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펼쳐질 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코로나를 계기로 디지털화와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는 2일 세계경제연구원(IGE)과 신한금융그룹이 공동 개최하는 국제콘퍼런스 축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지 1년 반이 지나는 가운데 이 총재는 "다행히 우리 경제는 적극적인 정책 대응과 글로벌 경기회복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중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였으며, 최근 델타 변이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백신접종 확대, 수출 호조 등으로 견실한 회복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제시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우리의 관심과 노력이 당면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코로나 이후 상황에 대비하는 데 보다 주력하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모든 부문에서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짚고, 특히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금융서비스가 확대되는 가운데 금융산업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최우선 과제로 추진되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디지털 플랫폼 경제로의 전환은 초연결 네트워크를 통해 공급자와 수요자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해주며, 이는 서비스 이용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여 후생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그러나 급속한 디지털화가 가져올 부작용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 위기를 경험하면서 환경문제가 인류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막대한 것인지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짚었다. 최근 각국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 기업과 금융기관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는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예시했다.
이 총재는 "하지만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이 원활히 이행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데, 경제적 비용, 기술적 한계의 부담 등으로 경제주체들의 자발적인 수용성이 낮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생산방식의 개선과 산업구조의 재편 등을 통해 적절히 대응한다면 우리 경제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디지털화와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은 가계와 기업의 행태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속성을 잘 감안하여 그에 맞게 대응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너무 빨라 리스크가 생기거나 너무 느려 뒤처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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