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신세계그룹이 스타벅스커피코리아(스타벅스)의 지분 17.5%를 추가로 인수했다.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신세계그룹이 4743억원에 지분을 구매하면서 이마트는 스타벅스를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스타벅스의 기업 구조도 바뀐다. 신세계그룹의 인수 전 스타벅스 지분 구조는 스타벅스인터내셔널(미국 스타벅스) 50%, 이마트 50%였다. 인수 후 스타벅스 지분 구조는 이마트 67.5%, 싱가포르투자청(GIC)가 32.5%로 미국 스타벅스의 지분은 없다. 앞으로 국내 스타벅스는 기존 조인트 벤처 형식에서 라이센스 방식으로 전환됐다.
스타벅스인터내셔널이 한국 신세계그룹에 지분을 판매한 이유는 중국 시장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다. 미국 스타벅스의 매출 비중은 미국 63%, 중국 11%, 기타 미주 6%, 기타 해외 12%, 상품판매 8%로 구성돼 있다. 미국 스타벅스에게 중국 시장은 전략적으로 투자 확대를 하고 있는 중요한 시장이다. 미국 스타벅스 매출에 중요한 리워드 회원도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 특히 중국 스타벅스의 경우 미국 스타벅스의 매출을 견인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업계는 신세계그룹이 이번 스타벅스 인수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스타벅스의 영업이익이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영업이익이 주춤했을 뿐 계속 성장하고 있다. 2019년 스타벅스의 매출액 1조8696억원이었으나 2020년 1조9824억원으로 2조원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그러나 업계는 스타벅스의 매출 2조 돌파가 조만간 실현 가능할 것이라 보고 있다.
투자업계는 2022년부터 스타벅스의 실적을 이마트에 반영한다면 이마트의 영업이익이 이전 대비 30% 증가, 2023년 영업이익은 1조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랜드 가치가 압도적인 스타벅스를 전면에 내세운다면 이마트 생태계에 소비자를 락인(Lock-In)시키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1위끼리 만남’이라는 점도 스타벅스와 신세계그룹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부분이다. 2020년 하반기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발표한 ‘MZ세대 톱브랜드’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카페 브랜드는 ‘스타벅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MZ세대의 스타벅스 방문률은 10번 중 5.4번이다. 마찬가지로 신세계백화점도 1위를 기록하며 MZ세대 1위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스타벅스와 신세계그룹 내 제조부문, 유통망 간 상품 믹스 전략을 통해 양 사 모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신세계 푸드 매출 1조2262억원 중 신세계그룹 계열사 거래는 4287억원으로 약 35%를 차지했다. 그 중 이마트가 가장 많았고 스타벅스커피코리아와 거래는 1350억원으로 두번째다.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 내 안정적 고객을 기반으로 투자 재원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스타벅스 하루 방문객은 80만명이다. 현재 스타벅스 리워드 회원은 올 상반기 기준 750만명이다. 스타벅스의 압도적 충성 고객을 내세운다면 스타벅스는 신세계그룹의 현금창출원(캐시카우)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지분 인수로 신세계그룹의 이익 창출 능력이 확대돼, 투자 재원 확보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지분 인수로 인한 스타벅스의 ‘현지화(Localization)’를 우려하고 있다. 스타벅스 지분 인수 이후 SNS에서는 “이제 스타벅스가 아니라 쓱타벅스다”, “미국에만 있는 리프레셔 같은 메뉴가 이제는 한국에 들어올 일이 더 없어 현지화가 되겠다”, “지금도 한국 스타벅스가 미국 버전과 묘하게 다른 부분이 느낄 때가 있는데 앞으로 더 ‘현지화’가 된다는 것이 그리 달갑지는 않다”는 반응이다.
이에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세계그룹과 스타벅스는 계속 독립적으로 운영할 것” 이라며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스타벅스 품질, 고객마인드 등 서비스 부분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스타벅스코리아는 자체 개발 음료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스타벅스 ‘슈크림 라떼’는 이제 봄을 대표하는 시그니처 메뉴가 됐다. 소비자가 직접 레시피를 선택한 ‘바밀카쿠 프라푸치노’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아무래도 본사와 협력 관계를 지속하지 않을까”라며 “지분 관계의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스타벅스 지분 인수 대해 “앞으로 신세계 그룹사 뿐 아니라, 다른 쪽과 협업할 수 있고, 많은 고객이 좋은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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