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를 확실히 결정짓기 어려운 모호함에 제기하는 화가가 있다. 의문이라기보다는 화가 스스로가 의문을 가진 자체에 대한 드러냄이다. 선명하지 못한 무엇에 대한 회화적 탐구를 위해 또 다른 무엇, 혹은 다른 어떤? 이라는 질문에 새로운 선을 긋는다. 이를 ‘다른 선(Another line)’으로 명명한다. 명명된 선들은 본형(本形)을 흐리게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본형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면서 그것에서 파생된 다른 형(形)이 있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문형의 작품들이다.
세상과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화가 자신) 사이에 끼어드는 무엇을 찾아낸다. 그 끼어듬의 목적이 무엇이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화가 스스로가 만들어 낸 풍경들은 아슬아슬하다. 풍경의 의미 구조가 불안정하고 변덕스럽다. 작가는 눈앞에 보이는 풍경이 지닌 협소한 의미를 해체하고 풍경에 수많은 해석을 가능케 한다. 그의 작품 앞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지금’이라는 순간에 ‘내’가 느끼는 자연이다. 대상이 고정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형태를 빗나가는 수많은 선들(lines)과 색의 파편들은 감상자의 고정관념을 단숨에 무너뜨린다. 작가에게 ‘순수한 미’는 바로 이 지점에서 생겨난다. 감성의 자발성을 위해 그의 그림은 안정과 확신을 과감히 포기한다.
설휘 작가의 또 다른 선(Another line)은 인식과 사고의 다름으로 객관적이지 않고 피상적인 다수의 의견, 보편적일 수 있는 여러 가지이다. 선과 악의 선일 수 있으며, 지켜야 만 되는 선이 될 수도 있고 넘어야 되는 선일 수도 있다. 또한, 갈등의 경계일 수도 있고 구분 되어지는 모든 것이다.
설휘 작가는 추계예술대학교와 홍익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22번의 개인전을 서울, 부산, 대구, 경기, 스페인 등지에서 하였으며 2인전을 두 번 그리고 부스개인전을 5번 하였다, 기획 및 단체전은 300여회 하였고 국내외 아트페어에 다수참가 하였다. 또한, 공간문화대상과 대한민국미술대전 등의 심사위원을 지냈으며 서울시 등의 미술작품심의와 자문을 하였다. 주요작품 소장처로는 부산수산청, 한국전력공사,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마포구청, 추계예술대학교, 로얄스퀘어 호텔 등 다수가 있다.
이창선 기자 csle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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