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장중 1,140원선 위로 올라선다면 이는 팬데믹으로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해 10월 20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밤 사이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하루 만에 반등하며 1.59%대로 올라섰다. 유럽 거래에서는 1.61%까지 치솟기도 했다.
미 부양법안이 상원을 통과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가 무르익은 것이 금리 상승을 촉발한 것이다.
미 달러인덱스는 나흘 연속 오르며 전장 대비 0.48% 오른 92.41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56% 내린 1.1846달러를 나타냈다. 지난 1월 독일 산업생산이 예상과 달리 급감한 점도 유로화 약세를 부추겼다. 파운드/달러는 0.14% 낮아진 1.3816달러를 기록했다.
미 주식 시장도 채권 금리 상승에 따라 이에 민감한 기술주가 급락하면서 조정 흐름을 이어갔다.
미 부양책 기대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만 이틀 연속 올랐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06.14포인트(0.97%) 높아진 3만1,802.44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0.59포인트(0.54%) 낮아진 3,821.35를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310.99포인트(2.41%) 내린 1만2,609.16을 나타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 금리 상승 충격파가 아시아금융시장에도 오롯이 전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원화와 같은 리스크 통화의 약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달러/위안 환율까지 상승 흐름을 강화할 경우 달러/원의 1,140원대 안착은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국내 주식 시장이 3,000선 하향 이탈 이후 가격 메리트 부각으로 낙폭이 제한된다거나, 반등한다면 달러/원의 상승 압력은 다소 완화될 수 있다.
반대로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함께 코스피지수가 3,000선 이하에서도 낙폭을 확대한다면 달러/원의 상승모멘텀은 더욱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 금리 상승 충격파를 당장은 피할 수도 없는 데다, 역내외 참가자들도 롱포지션 확대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달러/원의 1,140원대 진입 가능성을 열어 놓고 (시장참가자들은)장세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레인지는 1,136~1,143원선 사이로 예상된다"면서 "달러 수요 우위 장세로 일방적 쏠림도 나올 수 있어 1,140원선 위에서는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요 우위 장세 속에서도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1,140원선 주변에서는 꾸준히 나올 것으로 보이나, 이 또한 달러/원의 상승 추세 자체를 꺾진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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