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G 상용화가 가시화되면서, 업계에서는 VR·AR 등 실감 미디어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몰입도가 중요한 게임 시장에서의 VR 콘텐츠가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VR 시장이 예상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 업계는 비싼 VR 기기값에 따른 높은 진입 장벽과 콘텐츠 부족을 꼽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VR 시장은 콘텐츠가 많이 부족해, 이용자들이 비싼 VR 기기를 구매하고도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5G 네트워크의 보급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어, 현실감 넘치는 VR 콘텐츠를 개발해도 실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퀘스트2는 전작보다 처리능력을 2.5배 향상시켰다. 디스플레이도 4K 해상도를 지원해 그간 화질이 아쉽다는 지적을 개선했다.
특히 가격은 100만원에 육박했던 전작과 달리 41만4000원으로 저렴해져, 이용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낮췄다. 또 독립형 VR 기기로 고사양 PC와의 연동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도 오큘러스 퀘스트2의 인기가 뜨겁다. 11번가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판매한 기기는 출시 1시간 만에 700대가 팔렸고, 3일 만에 초판 물량 1만대가 완판됐다. 그간 국내 VR 시장에서는 볼 수 없던 VR 기기의 흥행 열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큘러스 퀘스트2’의 초기 판매 속도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판매 속도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웨어러블 홀로그래픽 컴퓨터 ‘홀로렌즈2’를 지난해 11월 국내에 출시했다. 오큘러스 퀘스트2와 같이 독립적인 VR 기기로, 스마트폰 및 PC와 연결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국내에는 일반 소비자가 아닌 기업용 디바이스로 출시돼, 가격이 500만원대로 고가에 속한다. 일반 제조사들이 소비자(B2C) 시장을 노렸다면, 이들은 기업(B2B) 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이지은 한국 MS 대표는 “다른 회사와 차별점에 대해 저희는 자신있게 ‘엔드 투 엔드’ 서비스를 한다”며 “MS는 디바이스뿐만 아니라 응용프로그램과 AI 인지서비스, 혼합현실을 쉽게 할 수 있는 전체 토탈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MS에 이어 애플, 삼성전자도 VR 기기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8년 선보인 ‘오디세이+’ 이후로 신형 VR 기기를 올해 선보일 전망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미국 특허청에 ‘갤럭시 스페이스’라는 브랜드 상표를 등록했는데, 업계는 이를 VR 헤드셋 브랜드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헤이그국제디자인시스템에 MR(혼합현실) 헤드셋과 컨트롤러 관련 특허를 등록했다.
소니도 최근 플레이스테이션5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형 VR 기기를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스펙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르면 올 4분기 또는 2022년에 선보일 예정이다.
애플도 VR 및 AR 헤드셋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카메라 6개와 라이다 스캐너를 탑재한 VR 헤드셋을 내년 1분기 중으로 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올 4분기부터 VR헤드셋 부품이 생산되고, 가격은 시중에 나와 있는 다른 모델보다 더 비싸다”고 밝혔다. 업계는 최대 3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또 애플의 신형 VR 기기에는 애플이 자체 개발한 칩셋을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용자의 손가락 움직임을 인식할 수 있는 VR장갑에 대한 특허도 획득했다.
국내에서는 VR 콘텐츠도 지속 개발 중이다. 특히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자사의 VR 앱을 통해 여행·명상·힐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양산해내고 있어 국내 VR 생태계 확장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VR·AR 시장 규모는 28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봤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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