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6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0원 내린 1,100.1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 금융시장이 '대통령의 날'을 맞아 휴장한 가운데 유럽 주식시장이 상승하고, 영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에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달러 약세는 아시아시장에서도 계속 이어지면서 달러/원에 하락 압력을 더했고, 달러/원은 한때 1,097원 선까지 내려서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역외 달러/위안 환율이 급반등하면서 달러/원도 빠르게 낙폭을 만회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위안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시장 개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 가운데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4011위안을 저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해 장중 6.42위안까지 속등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4099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18% 떨어진 90.31을 기록했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2천325억 원어치 주식을 사들였고, 코스닥시장에서는 1천91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 달러/위안 변동성 확대에도 달러 약세 유지
중국 외환 당국의 시장 개입 추정 움직임으로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이 급반등했지만, 아시아 시장에서 달러인덱스는 약세 흐름을 꾸준히 이어갔다.
미 부양책 기대와 백신 접종 확대 등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가 달러 약세를 이끌었고, 미 주가지수선물도 탄탄한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이 때문에 달러/원도 장중 1,103.80원 선까지 상승 반전을 꾀하긴 했지만, 장 후반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환시 참가자들도 달러/위안 환율 급반등에 포지션 설정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국 달러 약세에 기대 숏물량을 늘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중국 당국이 달러/위안 환율 6.4위안 방어를 위해 달러 매수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면서 서울환시도 혼돈에 빠졌고, 달러/원도 상승 반전을 시도하도 했다"면서 "하지만 달러 약세 흐름과 시장 내 리스크온 무드가 워낙 견고하다 보니 잠깐 흔들렸던 시장의 숏마인드도 다시 제자리를 찾으면서 달러/원은 다시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아갔다"고 설명했다.
■ 17일 전망…美 주식시장·국채 수익률 주목
오는 17일 달러/원 환율은 1,100원선 하향 이탈을 또 한 번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부양책 진전 기대와 백신 접종 확대에 따라 달러 약세와 미 주식시장 상승이 확인될 경우 글로벌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미 국채 수익률은 눈여겨봐야 할 가격 변수다. 미 부양책이 경기 회복과 연결되며 미 채권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국채 수익률이 빠른 상승 흐름을 보인다면 달러 약세 흐름에 브레이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고, 미 주식시장 역시 이를 악재로 인식할 수도 있다.
아울러 달러/위안 환율 변동성 확대도 달러/원 하락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당국이 달러/위안 환율의 6.4위안 하향 이탈을 방어하려는 의지를 보인 만큼 장중 달러/위안의 움직임도 달러/원 방향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미 주식시장 상승 흐름과 달러 약세는 부양책 기대 속 지속할 가능성이 크나, 중국 당국의 추가 시장 개입 가능성과 달러/위안 변동성 확대는 당분간 시장참가자들이 달러/원의 방향성을 점치는 데 적지 않는 부담을 줄 것"이라며 "그러나 달러 약세라는 큰 틀에서 환시 내 숏마인드 유지는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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