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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뉴 CEO ① 호반건설] 김선규 총괄회장, 호반 ‘건설부문 혁신’ 이끈다

기사입력 : 2021-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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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세대교체’ 나선 호반, 김대헌 사장 승진
박철희 사장 복귀부터 외부인사 적극 등용까지

[건설업계 뉴 CEO ① 호반건설] 김선규 총괄회장, 호반 ‘건설부문 혁신’ 이끈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지난해 주요 건설사들은 코로나19 위기를 쇄신과 혁신을 통해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로 과감한 수장 교체를 단행했다. 본 기획에서는 새 CEO를 맞이한 각 건설사들의 올해 나아갈 전략과 방향성에 대해 살펴본다. 〈 편집자주 〉

호반그룹은 지난해 임원인사에서 파격적인 행보로 주목을 끌었다. 김상열닫기김상열기사 모아보기 호반건설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손을 떼는 동시에, 이를 대신할 ‘총괄회장’직을 신설해 업계 굴지의 전문가인 김선규 전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사진)을 영입한 것이다.

◇ ‘지역건설사’ 이미지 벗고 ‘메이저 건설사’ 도약 본격화

김선규 총괄회장은 1977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30여 년간 건설업계에서 근무한 전문가다. 2006년 현대건설 부사장, 현대도시개발 대표이사를 거쳐 2012∼2015년 대한주택보증(현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을 지내는 등 관 경험도 갖췄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임기 중이던 2013년에는 포브스(Forbes) 최고경영자 대상을 수상한 이력까지 갖고 있다.

지금까지의 호반은 광주를 기반으로 한 ‘지역건설사’의 이미지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2019년 시공능력평가에서 10위권에 진입하며 전국구 건설사로 발돋움하는 데 성공했다.

건설 전문가인 김선규 총괄회장을 총괄회장으로 영입한 것은 이 같은 상승세에 가속도를 붙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호반그룹은 올해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통해 활로를 열어갈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최근 호반그룹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를 위해 수상업체와 포상금을 대폭 확대했다.

김선규 호반그룹 총괄회장은 “호반그룹의 지속 성장은 우수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지닌 협력사와의 파트너십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호반그룹은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기업경영의 목표로 삼고 이를 위해 다양한 지원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강남 신반포15차 재건축에서 메이저 건설사인 삼성물산·대림산업(현 DL이앤씨)와 막판까지 수주 경쟁을 펼치며 시장의 눈도장을 찍었다.

비록 수주는 5년 만에 도시정비 사업에 복귀한 삼성물산이 가져갔지만,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대림산업이 제시했던 ‘아크로’를 제치며 2위에 오르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얻었다는 평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호반이 대형사와 견주어도 충분한 시공능력과 자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던 사례”라며, “해당 사업을 통해 향후 있을 서울 주요지역 수주에서도 각 조합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호반건설은 이를 토대로 지난해 인천 송현1·2차 재건축, 부산 동성하이타운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을 수주하는 등 주택사업에서 꾸준한 성과를 냈다.

올해 1월에는 경기도 부천 ‘삼익아파트2동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 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되며 마수걸이 수주에도 일찌감치 성공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연일 부동산 관련 규제를 풀고 있어서 올해 도시정비사업 분야의 수주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김상열 회장 장남 김대헌 사장 승진, 주택전문가 박철희 사장 복귀 등 ‘건설 드림팀’ 구성

김상열 회장은 올해 사내이사 직에서도 물러나며 세대교체 시그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지난해 장남인 김대헌 사장을 승진 배치하는 동시에, 김 회장과 함께 호반건설 공동대표를 맡았던 박철희 사장을 복귀시키기도 했다.

1988년생인 김대헌 사장은 호반건설의 지분 54.73%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사실상 그룹의 후계자다. 2013년 입사해 2018년 12월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지난해 인사에서 사장에 올랐다.

후계구도는 명확하지만, 건설업에 몸담은 기간이 길지 않아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박철희 사장의 복귀는 김대헌 사장에게 부족한 경험을 보충해주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철희 사장은 그룹 내에서 손꼽히는 주택사업 전문가로 통한다.

그런가하면 호반그룹은 지난해 임원 인사에서 1군 대형 건설사 외부 인사를 대거 영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호반건설 경영부문장에 선임된 김양기 부사장은 대우건설 출신이며, 이종태 부사장(사업부문장)은 대림산업 출신이다. 윤종진 전무(상품개발실장)은 삼성물산에서 근무했다.

호반산업의 경영총괄로 선임된 이찬열 전무는 SK그룹, 재무팀장으로 영입된 김종건 상무는 대림산업, 건축지원실장인 김원익 상무보는 현대건설 출신이다.

호반그룹 귀금속 중개 계열사인 삼성금거래소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우규 부사장은 포스코건설에서 영입했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 외부 대형 건설사 출신을 임원으로 대거 영입했다”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호반건설과 플랜에이치의 오픈이노베이션 모습. 사진 = 호반건설이미지 확대보기
▲ 호반건설과 플랜에이치의 오픈이노베이션 모습. 사진 = 호반건설
◇ ‘플랜에이치’ 비롯, 호반 디지털 전환 주도한 김대헌 사장

김대헌 사장은 지난해까지 기획담당 임원직을 맡아 회사의 신사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기여해왔다.

호반건설이 설립한 액셀러레이터 법인 ‘플랜에이치벤처스’(이하 플랜에이치)는 다양한 프롭테크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미래 먹거리와 4차 산업혁명 기술 발굴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플랜에이치 설립에는 김대헌 사장이 주도적으로 나섰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플랜에이치는 도심형 스마트팜 업체 ‘쎄슬프라이머스’와 안면인식 기반 보안솔루션 업체 ‘CVT’, 디지털트윈기술 ‘플럭시티’, 프롭테크 기업 ‘텐일레븐’, ‘지인플러스’ 등에 투자를 단행하면서 아파트 브랜드 ‘호반써밋’과 ‘베르디움’ 등에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연구와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호반그룹은 지난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이하 한국MS)와 손잡고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양사는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와 협업 플랫폼을 결합한 디지털 전환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을 적용한 사업예측 서비스 구축 △MS 365 기반의 스마트 워크플레이스 프로그램 지원 △단계별 효과에 따른 로드맵 수립 △협력 분야별 유관 레퍼런스 사례와 최신 IT 트렌드 정보 공유 등을 함께 추진한다.

또 호반은 지난해 KT와 ‘확장현실(XR) 공간플랫폼 기술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오프라인 견본주택을 둘러보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수요자들이 보다 현실감 있게 사이버 견본주택을 둘러볼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호반건설이 건설업계 최초로 구축하는 XR 플랫폼은 증강(AR)·가상(VR)·혼합(MR) 현실 기술을 모두 포괄하는 것으로, 가상과 현실이 밀접하게 연결된 환경을 뜻한다.

호반건설과 KT는 XR 기술을 현장감과 몰입감 있는 초실감형 사이버 모델하우스 구축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올해에도 이 같은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플랜에이치는 지난달 ‘AI 기반 건축자동설계’ 기술을 보유한 ‘텐일레븐’에 현대건설, 바이브컴퍼니와 함께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3개사가 후속 투자하는 텐일레븐은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건축설계를 자동화하는 ‘빌드잇’ 솔루션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빌드잇’ 솔루션은 복잡하고 반복적인 건축설계 과정을 자동화함으로써 수백 개의 설계안을 단숨에 작성할 수 있다. 기존 5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던 계획 설계의 개발사업 타당성 업무를 1시간 내로 단축시켜 준다.

실제로 ‘빌드잇’ 솔루션으로 도출한 배치계획이 불광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최종안으로 선정됐고,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개최한 3차원 경관심의 기술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호반건설은 ‘빌드잇’ 솔루션을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해 테스트베드(test bed)를 제공했고, 중소기업벤처부의 TIPS사업 연계를 통해 연구개발(R&D)자금 확보도 지원했다.

팁스(TIPS,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민간 투자 주도형 기술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민간 투자회사가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연구개발 자금 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민간이 초기 투자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구조다.

이번 투자 유치로 텐일레븐은 호반건설과 플랜에이치의 초기 투자 후 1년여 만에 두 배가 넘는 회사가치 상승과 약 20억 원에 달하는 후속투자를 유치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텐일레븐과 함께 건축자동설계 솔루션 적용과 확대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앞으로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역량 있는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호반건설과 건설 분야의 혁신을 도모할 것이다”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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