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3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80원 내린 1,095.10원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만에 하락이다.
달러 약세가 역내외 참가자들의 숏마인드를 자극한 가운데 외국인 주식 순매수 전환 등도 달러/원 하락을 부추겼다.
달러 약세는 미 국채 수익률 하락과 파운드화 강세, 미 추가 부양책 이슈가 부각되며 뉴욕 외환시장에 이어 아시아 외환시장까지 이어졌다.
역내외 참가자들은 코스피와 달러 흐름을 좇아 숏물량을 조절하면서 미 추가 부양책에 따른 가격 변동성에 대비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4444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11% 떨어진 89.99를 기록했다.
■ 역내외 롱마인드 후퇴
역내외 참가자들은 최근 달러/원 상승 기간(지난 4거래일) 미 국채 수익률 상승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우려 속에 롱포지션을 쌓았다.
그러나 미 연준 관계자들이 올해 양적 완화 지속을 언급한 데다, 국채 수익률 하락으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자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빠르게 롱물량을 거둬들였다.
이들은 롱물량을 거둬들인 데 그치지 않고, 숏포지션까지 구축하며 달러/원 하락에 베팅했다.
그간 서울환시 실수급에서 우위를 차지하던 외국인 주식 역송금 수요도 장 후반 외국인이 주식 순매수로 돌아서며 크게 감소했다.
이 또한 시장참가자들의 롱마인드를 후퇴시키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는 14일(현지시간) 미 부양책이 발표되면 달러는 약세, 주식시장은 강세를 나타내며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자산 선호 분위기가 고조될 것이라는 인식에 오늘 서울환시 참가자들이 숏포지션을 구축했다"면서 "당분간 달러 약세에 연동하며 달러/원이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역내외 참가자들의 숏심리를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 14일 전망…트럼프 탄핵 이슈와 부양책 재료 충돌
오는 14일 달러/원 환율은 시장에 호악재 혼재 속 변동성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약세 요인이자 리스크온 재료인 미 부양책은 일단 달러/원 하락 재료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오는 14일(현지시간) 수조 달러 규모 재정부양책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이번 재정부양책에는 2천 달러 현금지급과 실업수당 연장, 백신 배포, 배송 관련 자금 지원, 시 및 주 정부 등에 대한 기타 자금 지원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부양책이 예상대로 순조롭게 실행된다면 주식시장은 이를 호재성 재료로 인식할 것이고, 달러에는 하락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코스피지수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달러/원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관련 탄핵 정국은 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우며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를 고조시킬 수도 있다.
이미 미 하원은 12일(현지시간)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 직무박탈을 위한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상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트럼프의 탄핵이 현실화된다면 시장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탄핵에 앞서 일단 부양책 재료가 시장 분위기를 주도할 것으로 보이나 이후 탄핵 정국에 따른 달러화 강세, 위험자산 회피 현상 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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