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점포가 건물 1층에 자리 잡던 관행에도 변화의 바람이 분 지 오래다. 최근 문을 열거나 이전한 은행 점포 상당수는 지점 방문객 감소, 임대료 상승 등의 이유로 1층에서 밀려나 2층으로 올라가고 있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의 점포 수도 2019년 말 216개에서 작년 말 200개로 감소했다.
올해 주요 경영 전략으로 디지털 전환을 선언한 은행권은 점포축소를 이어간다. 국민은행은 오는 25일 영업점 20곳을 폐쇄하고 인근 영업점과 통합할 예정이다. 문을 닫는 점포는 22일까지만 운영한다.
우리은행은 내달 1일 서울 중구 두산타워금융센터를 성남시 분당구로 이전하고 분당정자지점과 합친다. 이어 3~6월과 7월~12월 사이에 각각 17곳의 영업점을 없앨 예정이다.
한국씨티은행도 2017년 대규모 영업점 통폐합 이후 4년 만에 다시 점포를 줄인다. 오는 18일 서울 동부이촌동출장소, 동춘동 출장소, 대치 출장소, 경기 안산지점 등 4곳을 통폐합한다.
비대면 영업 확대와 점포축소로 인력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퇴직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하나은행은 만 15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일반직 직원을 대상으로 ‘준정년 특별퇴직’을 진행해 총 285명이 회사를 떠났다. 2019년 말 준정년 특별퇴직자 92명에 비해 3배 넘게 증가한 수준이다.
농협은행은 작년 11월 말 진행한 특별퇴직을 통해 496명이 퇴직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460여명이 몰렸다. 신한은행은 오는 14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국민은행 노사 협상을 통해 세부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희망퇴직 신청자까지 합치면 연말·연초 5대 시중은행에서만 직장을 떠나는 은행원이 2000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점포의 비용 효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오프라인 점포는 기존 은행만 갖고 있는 네트워크로, 고객을 대면해 디지털 금융이 제공할 수 없는 감성적인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므로 이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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