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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 ② SK] 최태원, 기업성공의 새 규칙 ‘ESG 스토리’ 쓴다

기사입력 : 2020-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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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사회적 가치를 화폐가치로 측정
“이해 관계자 행복 증진시켜야” 강조

▲사진: 최태원 SK 회장
▲사진: 최태원 SK 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기업경영의 새로운 원칙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 회장은 눈에 보이는 매출이나 영업이익 같은 경제적 가치만 강조해서는 투자자를 설득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최 회장이 SK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저마다 ‘파이낸셜 스토리’를 만들어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달라고 주문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연유 때문이다. 최 회장은 “경제적 가치만 고려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ESG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SG는 글로벌 투자업계에서도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투자자들이 기업을 평가할 때 당장 성과보다는 미래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ESG는 재무제표에 표시되지 않는 환경·사회·지배구조 성과를 나타낸 지표다. 과거 ESG는 기업 이미지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보조적인 도구로 활용됐지만, 최근에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직결되는 핵심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 위상이 완전히 달라진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대표적인 경우다.

테슬라는 2017년까지만 해도 적자만 냈는데 이 때도 오랜 역사를 가진 완성차 제조사의 주식가치를 뛰어넘었다. 미래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테슬라는 2018년부터 보급형 차량 ‘모델3’ 대량 양산에 성공하며 주가는 더욱 폭등했다. 재무 가치와 비재무적 가치가 시너지를 낸 사례다.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CEO세미나 개막 연설에서 “기업가치가 빠르게 상승한 기업들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1등 기업으로 자리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최 회장의 주문에 따라 SK 각 계열사들도 ESG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SK는 환경 분야에 대한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다수 계열사들이 환경 문제와 연관될 수밖에 없는 에너지·제조 관련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SK주식회사,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SK실트론, SK머터리얼즈, SK브로드밴드,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8개사는 한국 RE100위원회에 가입 신청을 했다. 화석연료 기반 사업자로 가입 대상에 들지 못한 SK E&S, SK에너지, SK가스 등 계열사는 RE100과 동일한 목표를 세우고 자체적으로 실행해 나가기로 했다.

RE100은 2050년까지 사업장 내 모든 전력을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약속이다. 꼭 100% 재생에너지로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더라도 관련 기업에 지분 투자를 하면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사회 분야에서는 최 회장이 강조하는 ‘행복전략’을 실행해 나가고 있다.

최 회장은 “이해관계자들의 지속가능한 행복을 증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이해관계자들이란 직원, 주주, 협력사, 고객, 사회 등 회사를 둘러싼 모든 관계를 일컫는다.

특히 직원의 만족도는 ESG 성과를 쉽게 알 수 있는 척도로 활용된다.

최 회장이 기획단계부터 주도로 SK 사내 교육 플랫폼 ‘마이서니’가 올해초 출범했다. SK 직원들은 마이서니를 통해 연간 근무시간의 10%에 해당하는 200시간 이상의 학습 시간을 보장받는다. 진정한 행복 증진을 위해선 경영진의 지시로 인한 톱 다운 방식이 아닌 한 사람의 자율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최 회장의 의지가 담겼다.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이사회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SK주식회사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기업 최고의사결정권을 가진 대표이사와 이를 견제하는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핵심 계열사들도 대표이사와 의장을 분리했다. 특히 SK주식회사와 SK이노베이션은 이례적으로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임명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시켰다. 최 회장은 ESG를 포함한 비재무적 가치를 구체적인 숫자로 객관화하는 작업에도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SK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해부터 각 사가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가치로 측정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외부기관 등과 협의를 통해 크게 △경제간접 기여성과 △비즈니스 △사회공헌 등 3가지 기준을 마련해 경제적 가치(재무실적)처럼 화폐가치로 표현했다.

당초 이 제도가 도입될 때 일부 계열사들이 반대했다. 사업 특성상 단기간 성과를 내기에 한계가 있는데, 이를 공개해봤자 부정적인 영향만 클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실제 2019년 1조2693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SK이노베이션은 같은해 창출한 사회적가치가 14% 수준인 1717억원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지표를 살표보면 환경에 대한 영향이 1조4158억원 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공장을 돌려 제품을 생산하는 정유·석유화학 기업의 특성으로 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측정해야 관리할 수 있다”는 말로 경영진을 설득했다. 당장 성과를 내라는 것이 아니라 점차 개선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자는 것이다.

올해부터는 ESG 성과를 측정하고 회계기준에 반영하기 위한 작업에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SK는 독일 화학사 바스프와 함께 이를 위한 단체인 VBA를 설립하고 부의장사로 참여했다.

최 회장은 VBA가 한국에서 진행한 세미나에 환영사를 통해 “이미 해외에서는 ESG 성과를 측정하고 공시하는 활동이 진행 중으로 국내에서도 논의가 필요했다”며 “기업활동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위해 지혜를 모으자”고 강조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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