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6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20원 내린 1,127.7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이 종가기준 2019년 3월 12일(1,129.75원) 이후 19개월여만에 1,120원대로 진입한 것이다.
유로존 경제지표 호조에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섰고, 달러/원도 하락 압력을 받은 것이다.
반면 이날 국내와 아시아 금융시장은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 속에 리스크오프 상황이 이어졌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9명 발생해 사흘 만에 다시 세 자릿수로 늘었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여기에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함께 코스피지수가 하락 반전 뒤 낙폭을 키우면서 달러/원도 한때 낙폭을 줄이며 1,130원선 위로 올라섰다.
미 부양책에 대한 기대뿐 아니라 달러/위안 하락(위안화 강세)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참가자들 예상이 이날 서울환시에서 숏을 부추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6744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17% 오른 92.92를 기록했다.
■ 악재 노출에도 일단 달러 팔고 보자
국내외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주식시장 하락 등 달러/원 상승 재료 부각됐음에도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달러 매물을 쏟아냈다.
달러/원 하락에 베팅하는 역내외 참가자들뿐 아니라 수출업체까지 가세해 달러 매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들의 공격적인 달러 매도 때문에 달러/원은 1,120원대 진입 이후 당국 개입 경계와 저가성 매수세로 낙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시장 예상도 보기좋게 빗나갔다.
시장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달러/위안 하락 예상과 미 부양책을 기다리는 숏플레이들이 악재 노출에도 좀처럼 숏물량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현재 서울환시 분위기는 달러/원 하락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웬만한 악재 노출에도 달러 매수 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면서 "오늘 심지어 중국 증시 하락과 달러/위안 상승 반전에도 서울환시 수급은 매도 우위를 보였다"고 말했다.
■ 27일 전망…달러/원, 추가 하락 브레이크 걸릴까
오는 27일 달러/원 환율은 미 부양책 불확실성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속에 미 주식시장마저 큰 폭의 조정을 받는다면 현 레벨에서 추가 하락은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아시아 거래에서 미 주가지수 선물도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소식과 미 선 전 부양책 합의 가능성이 약화되면서 0.6% 안팎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현재 서울환시 내 숏마인드가 단숨에 롱마인드로 전환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국내 수출회복과 함께 미 대선 이후 달러 약세 전망 자체가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숏마인드를 견고하게 유지시켜 주고 있어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외환당국이 최근 달러/원 하락에 대해 '일방적 환율 움직임이다'고 구두 경고한 이후에도 실개입 등이 눈에 띄지 않자, 역내외는 물론 기업들까지 달러 매도를 주저하지 않는 분위기가 됐다"면서 "하지만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 속 달러와 달러/위안과 역행하는 달러/원 하락이 오랫동안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밤 미 주식시장이 코로나19와 부양책 악재 등에 반응하며 조정이 크게 나올 경우 달러/원은 1,130원대로 단숨에 올라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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