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간 있었던 주요 부동산 이슈를 한국금융신문이 정리해드립니다. 편집자 주]
코앞으로 다가온 국정감사, 부동산정책 십자포화 불가피
전월세전환율 하향 조정·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임대인 보호도 해달라” 볼멘소리
8월 서울 전세 실거래가 4억 초반대로 하락…"전세 거래량 감소 따른 일시적 현상"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내달 7일 세종 정부청사에서 국토교통부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새만금개발청에 대한 국감을 시작으로 국감 일정에 돌입한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 집값 상승을 비롯한 부동산대책 문제로 지적되는 상황에서, 이번 국감에서 교통위는 가장 치열한 국감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국감에서 험난한 행군이 예고돼있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은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국토부 장관이자 3년 3개월째 임기를 맞이하며 ‘역대 최장수 국토부장관’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김현미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임기를 같이하며, 3년 여간 23번이라는 전무후무한 횟수의 부동산대책을 내놓는 등 부지런한 모습을 보여 왔다. 평균적으로 임기 내 약 50일에 하나씩 새로운 대책이 발표된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열의와 성실성에도 불구, 문재인정부 들어 집값은 도무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새로운 대책이 나오면 잠깐 상승세가 둔화됐을 뿐, 오히려 대책이 시장의 내성을 키우며 하락전환도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만 나오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김 장관이 취임한 2017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약 16% 상승했다. 민간통계인 KB리브온 주택가격동향에서는 문 정부 들어 50%가 넘게 상승했다.
김현미 장관은 7월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수많은 대책에도 집값이 계속 오르는 문제에 대해 "집값이 오름으로 인해 젊은 세대와 시장의 많은 분이 걱정하는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번 국감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았던 세종시로의 행정수도 이전 문제, 정부가 설립을 추진 중인 부동산감독원(가칭), 8.4 주택공급대책의 실효성 문제 등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점쳐지는 등 수많은 현안이 예상되고 있다.
◇ 전월세전환율 하향 조정·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임대인 보호도 해달라” 볼멘소리
이달 29일부터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적용되는 비율인 ‘전월세전환율’이 기존 4%에서 2.5%로 낮아진다.
이에 따라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임차인들의 월세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제48회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이 통과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월세전환율이란 전세 보증금의 전부나 일부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산정율이다. 이를테면 보증금이 5억 원인 전세의 경우, 보증금을 3억 원으로 낮추고 나머지 금액 2억 원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전월세전환율이 4%라면 월세가 약 66만 원이지만, 2.5%라면 약 41만 원대로 낮아지는 셈이다.
그런가하면 홍남기닫기홍남기기사 모아보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국회에서 논의 중인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재난상황에 대해서도 임대료 감액을 요구할 수 있도록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경제사정의 변동이 있는 경우 임차인이 임대료 감액을 요구할 수 있는데, 임대료 감액 범위를 분명히 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들이 지나치게 임대인을 억압하고 임차인의 권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도 야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임대인들도 마찬가지인데, 임대인의 권리도 균형있게 보호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임대차 2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이 시행된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31일까지 한 달간 집주인과 세입자의 상담문의가 큰 폭 늘었다. 이 기간에 서울시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가 접수한 임대차 관련 상담 건수는 5620건으로, 전년 동기(2218건)의 약 2.5배로 증가했다.
한 임대인은 “임차인과 최대한 잘 지내고 공존하려고 노력해왔는데, 최근 정부 기조 때문에 오히려 관계가 좀 이상해지고 있다”며, “임대인들이 무조건적인 강자고 임차인이 무조건적인 약자라는 이분법적 잣대에서 벗어날 필요성이 있다”고 토로했다.
◇ 꺾이지 않는 서울 아파트값…중저가 단지 상승세에 서민층 ‘서울살이’는 남 얘기로
서울 아파트값과 전셋값이 이번 주에도 하락전환 없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부 기관인 한국감정원 통계에서도 아파트 매매가는 5주 연속, 전세 가격은 65주 연속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9억 이하 중저가 단지의 상승세가 나타나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오히려 점점 멀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감정원(원장 김학규)이 2020년 9월 3주(9.21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가격은 0.09% 상승, 전세가격은 0.15% 상승했다.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수도권(0.06%→0.07%)은 상승폭 확대, 서울(0.01%→0.01%)은 상승폭 유지, 지방(0.10%→0.11%)은 상승폭 확대(5대광역시(0.16%→0.16%), 8개도(0.05%→0.05%), 세종(0.44%→0.43%))했다.
서울의 상승폭은 수 주째 0.01%를 유지하고 있다. 7.10대책 및 8.4공급대책(사전청약 확대 등)의 영향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 등으로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것.
그러나 9억 이하 및 중소형 면적들은 상승세가 나타났다. 수많은 대책과 거래절벽에도 불구하고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야금야금 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강남의 고가 아파트들의 집값이 소폭 떨어지는 것은 사실상 서민층들이 체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KB부동산 리브온의 선도아파트 50지수에 포함된 고가 아파트들의 가격을 살펴보면 래미안대치펠리스의 가격은 여전히 수 십 억 원대를 호가하고 있으며, 대치동 은마아파트 역시 평균 매매가가 5월 기준 18~20억 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따라서 서민층들이 서울에서 집을 마련하려면 중저가 아파트를 노릴 수밖에 없는데, 기존에 중저가 단지로 분류되던 강북·서남권 등 외곽지역 아파트 시세는 오히려 뛰고 있다. 은평구(0.02%)는 불광ㆍ응암동 신축 위주로, 동대문구(0.02%)는 청량리역 주변과 휘경동 위주로, 용산구(0.02%)는 이촌동 구축 위주로, 노원구(0.02%)는 재건축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의정부시에 거주하는 한 직장인은 “서울에 아파트를 사는 것은 진즉에 포기한지 오래”라며, “빌라라도 한 채 살 수 있으면 다행인데, 아파트값 폭등이 빌라까지 번지지 않을까 늘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 8월 서울 전세 실거래가 4억 초반대로 하락…"전세 거래량 감소 따른 일시적 현상"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격이 8월 평균 4억1,936만원으로 낮아졌다. 9월 들어 1천여만 원 올랐지만 올해 월별 평균가격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낮은 가격대다.
다만 이와 함께 전세 거래량도 크게 감소했다. (주)직방(대표 안성우)은 국토교통부 전세 실거래가 데이터를 통해 서울 전세시장을 분석했다.
서울 전세 실거래가격을 월별로 살펴보면 지난 6월에 평균 4억8,282만원으로 역대 최고가격으로 거래됐으나 7월에는 평균 4억5,742만원으로 전월 대비 2,540만원 떨어졌으며, 8월에는 평균 4억1,936만원(전월대비 3,806만원 하락)으로 낙폭이 커졌다. 9월 들어 평균 4억3,301만원으로 소폭 상승(전월대비 1,365만원 상승)했으나 아직 9월이 끝나기 전이라 회복세로 돌아섰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9월 평균가격은 4억 9,191만원으로 8월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5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한강이북 역시 6월에 가장 높은 가격(4억465만원)으로 거래됐으나 7~9월 연속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한강이남이나 한강이북 모두 올해 6월 평균 거래가격이 2011년 전세 실거래가 발표 이후 최고가격을 기록했다.
직방은 9월에도 전세거래량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봤다. 9월의 절반이 지난 시점이지만 거래량은 1,507건에 그쳐 이후에 거래될 건을 감안해도 전월 또는 전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7~8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으므로 시장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올해 서울지역에 남은 입주물량은 1만호 정도이고 내년에도 2만5천호 정도라 예년(2018년 33,723호, 2019년 46,220호)에 비해 부족한 편이다.
함영진 랩장은 “임대차법 개정으로 인해 전세 재계약 건수가 증가하며 출회될 전세 매물량 역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아파트 청약을 위해 무주택자로 머무르는 수요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수급 불균형 심화로 인해 실거래가격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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