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코드가 잘 맞는다’, ‘코드가 안 맞는다’는 말들을 많이 쓴다. 여기서 코드(code)는 부호, 기호, 취향, 성향이라는 뜻으로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쓰이는데 정보를 나타내기 위한 기호 체계로 쓰일 때는 우리말로 ‘부호’라고 하며 큐알코드(QR·Quick Response code)가 대표적인 예이다.
임명권자가 자신과 성향이 같은 사람을 임명하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말로는 ‘편향 인사’, ‘성향 인사’라고 한다. 어느 정부든 장차관 등 고위직 인사 발표 때마다 코드 인사를 비판하는 기사들이 보도되곤 한다.
성향에 맞는 사람만 등용한다고. 하지만 대통령이 자신과 성향이 전혀 다른 사람을 장관으로 기용했을 때 장관이 대통령의 정치철학에 반한 정책을 편다면 어찌할 것인가. 지도자와 참모가 사사건건 충동할 가능성이 있다. 어찌 보면 성향 인사는 인사권자로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성향 인사를 마냥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좀 더 인재 등용의 폭을 넓혀 정치적 성향이든, 정책 방향이든 한쪽으로 쏠리는, ‘그들만의 세상’을 방지할 수 있을 정도의 탕평인사는 필요하지 않을까. 요즘은 그런 시도를 거의 찾아보기 힘든 것 같아 안타깝다.
드레스코드(dress code)라는 말은 어떤 모임의 목적, 시간, 만나는 사람 등에 따라 갖추어야 할 옷차림새를 가리킨다. 우리말로는 ‘옷차림 약속’, ‘의상 규약’, ‘의상 규칙’, ‘옷차림 규약’, ‘옷차림 규칙’이라고 한다.
‘옷차림 약속’이 쉽고 알맞은 우리말 같다. ‘옷차림 약속’은 대체로 모임 주최자의 뜻에 따라 이뤄지는데 가진 옷이 그다지 다양하지 않은 단벌 신사들은 약속을 지킬 만한 마땅한 옷이 없어 모임을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경우도 더러 생긴다.
황인석 경기대 산학협력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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