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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SK이노, '배터리 소송' 장기화…합의금 규모에 이견

기사입력 : 2020-08-3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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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SK가 지급할 배상금 액수에서 입장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관련 합의 협상을 사실상 중단했다. 양사가 수 차례 만났지만 배상금 규모에서 이견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배터리 시장 규모를 근거로 수조원을 배상금으로 요구했으나, SK는 최대 수천억원 대까지만 가능하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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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SK에 대한 조기패소 예비판정을 내렸다. LG는 과거 배터리 부문 직원들이 SK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영업비밀을 가져갔고, 조사가 시작되자 SK측에서 증거가 될 수 있는 문건 등을 조직적으로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ITC는 SK의 증거인멸, 법정모독(조사거부) 등을 근거로 LG측 손을 들어줬다. ITC는 오는 10월 최종판정을 내리게 된다. 예비판정이 최종판정에서 뒤집힌 사례는 거의 없다.

SK가 ITC 최종 패소 판정을 받게 된다면 미국 안에서 사실상 배터리 사업을 할 수 없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현지 배터리 신공장에 3조원을 투입하겠다고 의결했다. 3조원 추가 투자도 준비하고 있다. SK 입장에서는 빠른 합의가 필요한 셈이다.

SK가 LG와 합의없이 미국 사업을 정상화할 수 있는 길은 한 가지 있다. ITC 판정에 대해서는 미국 행정부가 뒤집을 수 있다. 2013년 ITC는 애플이 삼성전자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정했으나 미국 행벙부가 거부권을 행사해 효력이 무효화했다. 해외기업 간 분쟁인 만큼 민감한 문제이긴 하지만, 자국 일자리 문제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상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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