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배터리 2023년 71GWh ‘톱3’
올 상반기 기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19.7GWh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한국 충남 서산에 4.7GWh 규모의 배터리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2023년까지 현재 약 3.6배 수준인 71GWh까지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확정하고 증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22년 1분기 헝가리2공장(9GWh)과 미국 조지아 공장(9.8GWh)을 가동한다. 2023년 1분기에는 11.7GWh 규모의 미국 2공장 양산체제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생산능력 100GWh를 확보하기 위해 추가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 2위 삼성SDI 역전 가시화
이같은 계획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2022년께 국내 2위 전기차배터리사인 삼성SDI를 역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SDI는 전기차배터리 등 중대형 배터리 사업에서 생산능력 등 구체적인 수치를 따로 공시하지 않고 실적발표회를 통해 종종 알리고 있다. 삼성SDI에 따르면 회사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지난해말 기준 20GWh다.
이 수치가 유럽 등 증설작업을 통해 올해말까지 약 30GWh로 확장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삼성SDI가 2023년까지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SK이노베이션(71GWh)에 크게 뒤쳐지는 셈이다. 당장 삼성SDI는 꾸준히 증가하는 실적을 바탕으로 기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SDI는 니켈 비중을 높여 주행거리가 600km에 이르는 차세대 배터리 ‘젠5’를 BMW 등에 공급한다.
또 삼성SDI는 최근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 전고체 배터리는 2027년 이후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이 진행이라고 발표했다.
◇ 현대차그룹 전기차 핵심 공급사
SK이노베이션은 공격적인 증설 투자를 바탕으로 가시적인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작년 상반기 9위에서 올 상반기 6위 기업으로 뛰어올랐다. 이 조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용량을 기준으로 순위를 메겼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 포터EV, 기아차 봉고EV 등 주로 국산 상용 전기차에 배터리를 집중 공급한 것으로 확인된다.
내년부터 현대차와 기아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신차를 본격적으로 출시하면 SK이노베이션 실적도 크게 뛸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네 차례 나눠 진행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E-GMP 수주전에서 가장 먼저 물량을 따냈다.
나아가 SK와 현대차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과 관련한 공동사업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협력 모델 구축을 위해 지난달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 회장과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만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SK이노베이션이 2022~2023년 유럽·미국·중국 등 해외 거점들이 추가하면 현대·기아차 외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협업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 LG화학 소송 합의금 최대 2조원 전망
다만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소송 이슈는 털어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지난해 4월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등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다. LG화학 직원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배터리 관련 기술을 탈취했다는 게 LG화학측 주장이다. 미 ITC는 올 2월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예비판정을 내렸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10월 최종판결 전까지 LG화학에 합의금을 주는 형태로 소송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종판결에서 SK이노베이션이 지면 최악의 경우 미국 내 사업이 불가능하다. 사태 장기화로 미국 정부까지 직접 개입하게 된다면 양사 모두에 부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증권가에서는 합의금 규모를 약 1조원 안팎에서 최대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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