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올해 1분기 실적발표는 기대이상으로 나왔는데, 실적개선 원인중 하나로 카드론 급증이 꼽힌다.
즉, 올해 3월 카드론 이용액은 4.3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5.6%나 급증했다.
이는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저소득층 및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수요가 급증한데 기인한다.
올해 1분기중 카드사들은 영세·중소가맹점 사업자금 대출이자율 30%인하, 연체채권 만기연장, 추심유예, 연체료 감면조치를 취한 바 있다.
하지만, 경기침체 및 위험차주에 대한 대출 급증에도, 올해 1분기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요적립 대비)은 전년동기 대비 1.16%p 증가에 그쳤다. 표면적으로 연체액이 늘어나지 않은 데 원인이 있다.
카드사 위험관리 역량이 개선된 점도 있지만, 앞서 언급한 원리금 상환유예, 만기연장 등의 조치가 복합 작용한 점이 연체율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 판단된다.
결국 정리하면, 고금리 대출인 카드론 급증, 대손충당금 축소에 따른 비용절감이 카드사 1분기 실적개선의 주요 원인인 셈이다.
그런데, 카드사의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잠재적 위험수준은 증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긴급재난 지원금 효과가 올해 8월로 마감된다. 그동안 정부 재정지원으로 차주의 소득감소를 일정부분 억제한 면이 있었다는 점에서, 향후 저소득층 차주의 카드론 연체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카드론 연체율이 지난 6월에 급감한 점은 이러한 예상을 가능케 한다. 전 국민 대상 긴급재난금 14조원이 지급된 5월 이후 카드론 연체율이 급감했다.
전업계 카드사의 6월 카드론 연체율은 전월대비 0.34%p 낮아졌다. 연체율의 월별 감소폭으로는 큰 편으로,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라고 판단된다. 경기개선에 따른 연체율 하락이 아니라는 점에서 일시효과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정책지원이 사라질 경우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올해 9월 이후 차주의 소득감소를 보존하던 지원금 효과가 사라지면, 차주의 소득감소로 대출 원리금 상환여력이 한층 줄어들 것이다.
더욱이, 금년 10월로 예정된 레버리지 비율 상향조정으로 카드론 등 추가적 대출확대 가능성이 있다.
올해 4월 중순 금융위원회는 ‘코로나 19 대응을 위한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을 통해 카드사 레버리지 한도를 기존 6배에서 8배로 확대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물론 레버리지 규제완화가 카드사의 영업활동 및 이익창출에 긍정적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문제는 건전성 악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이다.
한편, 만기 연장된 대출의 상환기한이 금년 9월에 집중 도래함에 따른 대규모 연체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3월초 코로나 19 피해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대출 및 이자상환이 약 6개월 연장 및 유예된 바 있다. 동 조치로 제2금융권 지원규모는 약 8000억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중 상당부분이 카드론에 해당될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만기 연장된 상환기한이 금년 9월이라는 점에서 향후 연체가 급증할 수 있다. 즉, 대환대출이 연체율에 포함된 실질연체율이 크게 높아질 개연성이 있다.
물론, 대출기한을 연장해주는 추가 조치가 이루어질 경우, 명목연체율이 크게 늘지는 않을 수 있지만, 사실상 해당 대출은 부실여신이라고 판단되고, 이는 언젠가 부실화될 수 있는 잠재 위험을 가지고 있는 대출이라 판단해야 된다.
지난 2003년 카드사태 발생시 카드사의 공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율)이 9월까지 9~10%로 비교적 큰 변동없이 유지되었다.
이는 해당 기간중 대환대출이 급증했음에도 연체율에 포함되지 않아, 연체율 상승으로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2003년 11월 LG카드사의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면서, 그동안 누적되어 왔던 잠재적 부실여신이 카드대란으로 현실화된 바 있다.
따라서, 6개월 대출금 만기연장, 이자상환 유예조치가 끝나는 오는 9월에 추가 만기연장, 유예조치가 이루어질 경우 카드사의 실질적 건전성 수준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9월말에도 원금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조치를 시행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은행권에 대해 코로나 19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는 향후 대출부실화에 대비한 우려 차원에서 나온 정부의 사전조치로 해석된다. 은행 차주에 비해 카드사 등 제2금융권 차주의 신용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9월 이후 카드사의 건전성 악화에 대비한 위험관리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카드론은 생활비 등 급전이 필요한 저소득층 및 영세자영업자가 많이 이용하는 대출로서, 경기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연체율 상승으로 나타나는 속도가 빠르다.
물론 9월 이후 대손충당금 적립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경우, 비경상적 비용증가로 카드사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카드사 입장에서 당장 수익성 제고도 중요하지만, 카드론 부실화 등 건전성 악화에 따른 대책방안 마련이 한층 더 시급해 보인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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