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공개(IPO) 주관 시장 내 대형 증권사 쏠림 현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에도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을 중심으로 대형증권사의 IPO 주관 독식이 이어지는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에 신규상장한 기업의 수는 총 12곳이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대우 3개사 ▲한국투자증권 2개사 ▲NH투자증권 2개사 ▲KB증권 2개사 ▲신한금융투자 1개사 ▲유안타증권 1개사 ▲교보증권 1개사로 집계됐다. 현대차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각각 1개사를 공동주관하는 데 이름을 올렸다.
이중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증권사 IPO 주관 비중은 약 80%를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특정 대형증권사들이 독주하는 양상을 보인 것이다.
반면 대형증권사를 제외한 중·소형증권사들의 주관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지난 5월 제3기 중소기업 특화 금융투자회사(중기특화 증권사)로 선정된 6곳(키움증권, IBK투자증권, SK증권,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의 주관 실적은 거의 전무했다. IBK투자증권 만이 총 2건의 스팩 상장을 주관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기업공개 시장 내 대형증권사 쏠림 현상은 지난해부터 지속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총 1조3175억원 규모의 IPO 주관 실적을 올려 1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대형증권사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대형증권사의 주관 독점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올 하반기 코스피시장 내 신규상장이 예상되는 기업 대부분의 주관 또한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이 독식하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는 자본, 인력 등 인프라 면에서 대형증권사와 경쟁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일반적으로 상장에 도전하는 기업들 대부분은 기존의 트랙 레코드를 보유한 대형 증권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소 증권사가 한 기업을 평가하고 분석하는 데는 대형증권사보다 큰 비용이 수반된다”라며 “기업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능력과 데이터를 축적하는 충분한 기간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하반기 공모시장은 상반기보다 흥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 공모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SK바이오팜이 청약 흥행에 성공하면서 하반기 공모시장에 대한 투자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공모 기업 수 및 공모금액은 최근 6개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라며 “특히 지난 2월 이후부터 5월까지는 코로나19 확진 환자 증가로 인해 IPO를 위한 기업설명회(IR)는 물론, 투자자와의 일대일 대면 미팅 등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올 하반기에는 IPO 시장에 대어급 기업들이 쏟아지면서 올해 공모 시장규모는 5~6조원 규모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과거 최고치(2016년 하반기 5조3000억원) 경신도 가능할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그는 “특히 빅히트, 교촌에프엔비,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급 기업의 상장이 대기하고 있다”라며 “최근 IPO 기업 수가 증가하고 있고, 여러 방식으로 비대면 상황을 극복하는 다양한 방법이 늘고 있어 전망을 크게 어긋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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