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굿 세븐, 이달 말 출시
필굿 세븐의 특징은 알콜 도수를 올린 점이다. 기존 필굿(4.5도)보다 2.5도 올린 7도로 생산한다. 제품명에도 이를 직접 표기하기로 했다. 하늘·노랑색이 대비된 필굿의 패키지와 달리 붉은색을 적용해 알콜 도수 높은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알콜 도수를 높인 행보는 젊은 층이 적지 않은 소맥족을 공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며 “소맥주 알콜 도수와 맞춰서 해당 타깃 계층을 유입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비맥주는 지난 2007년 알콜 도수를 높여 ‘카스 레드’를 선보인 바 있다”며 “이 상품은 몽골·두바이에서 호평을 얻었지만, 국내에서는 성공했다고 보기 힘들어 필굿 세븐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필라이트는 지난 3년간 3개의 상품을 출시했다”며 “필라이트는 홉이 강해서 라거 스타일이 필요하다는 피드백을 반영한 것이 필라이트 후레쉬”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필굿 세븐은 오비맥주가 필굿에 대한 소비자의 피드백을 받아들여 이를 보완한 상품일 것”이라며 “소맥족들의 피드백을 받아들인 필굿 세븐 출시와 함께 향후 또 다른 맛을 가진 상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또 이유는 1인가구 급증으로 인한 편의점 채널 캔 맥주 판매 확대가 꼽힌다. 해당 채널·상품 판매 증가는 발포주 상품을 중심으로 한 ‘가정용 맥주’ 시장이 형성됐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채널 캔 맥주 매출액(POS 소매점 매출액 기준)은 1조1038억원이었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1분기 2502억원, 2분기 2867억원, 3분기 3183억원, 4분기 2486억원이었다. 2018년 4분기(3304억원)과 유사한 수준의 매출을 보이는 상황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채널 캔 맥주 매출액에서 드러나듯이 저가 맥주 시장은 최근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올해 상반기를 강타, 저가 맥주 시장이 더 성장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염재화 한국기업평가 평가4실 선임연구원은 “가성비를 내세운 필라이트로 발포주 시장이 커져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필라이트라는 성공 사례를 본 오비맥주가 관심을 보인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필굿 세븐을 통해 일반주인 카스 매출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된다. 1인가구가 편의점 채널을 통해 필굿과 필굿 세븐을 거쳐 카스 구매가 확대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형대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가정용 맥주 시장은 여타 맥주 시장보다 마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하이트진로가 필라이트를 통해 테라의 매출 연계가 가능했듯이 오비맥주도 필굿 세븐 출시로 카스 매출 연계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작년 오비맥주 영업이익률 26.52%
지난해부터 시작된 오비맥주 경영전략 골자인 ‘메가브랜드’ 수익성 하락은 발포주 시장에 눈을 돌리는 또 다른 이유다. 오비맥주는 그동안 ‘카스’를 중심으로한 변주 상품을 출시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이는 작년 영업이익률에서 잘 드러난다.
오비맥주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6.52%다. 전년 30.30% 대비 3.78%포인트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6년(24.09%) 이후 2년간 상승세를 보였다.
또 다른 수익성 지표인 EPS(기본주당 당기순익) 급락했다. 지난해 오비맥주 EPS는 1만3716원으로 전년 1만7411원보다 21.02%(3659원) 떨어졌다. 영업이익률과 마찬가지로 2016년(1만1322원) 이후 3년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비맥주는 카스라는 거대 브랜드를 축으로 사이드 상품을 선보이는 ‘메가브랜드’ 전략을 활용, 그동안 3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해왔다”며 “아직도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약 4% 급락하는 등 맥주시장 1위 위상에 균열이 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의 수익성이 하락한 이유로는 ‘다(多) 브랜드’ 전략을 펼친 하이트진로의 약진이 꼽힌다. 2012년 맥주시장 1위를 오비맥주에 내준 하이트진로는 그동안 하이트, 필라이트, 테라 등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였다. 특히 지난해 3월 선보인 테라는 업계 1위 상품인 오비맥주 ‘카스 후레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올해 그 격차가 더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POS 소매점 매출액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테라 매출은 1766억원이다. 오비맥주 상품이 줄이었던 맥주 시장에서 테라가 2위로 치고 올라온 것. 6000억원이 넘는 카스후레쉬(6212억원)와 많은 차이가 나지만 올해 들어 그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테라의 성장으로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맥주 부문 매출 1년 만에 6000억원(6222억원)을 회복했다.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테라가 서울 외식상권을 중심으로 자리를 잘 잡았다”며 “오비맥주가 테라의 상승세를 대처하기 위한 행보를 보였지만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에 따라 오비맥주는 카스 외 여타 상품군 성장을 위해 필굿 라인업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배하준 대표가 말한 3대 축 카스·필굿·오비라거 균형 성장에 시동을 건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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