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적금 금리가 0%대 안팎까지 떨어진 가운데 '잠금효과(Lock in effect)'를 낼 수 있는 네이버, 카카오 등 테크핀 기업들이 잇따라 상품을 내놓자 복합·제휴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최대 월 30만원까지 납입 가능한 6개월 만기 자유(정기)적립식 적금으로 기본금리는 연 1.2%이며, 적금 자동이체 연결 및 최근 3개월 간 적금을 보유하지 않은 고객에게 각 0.3%씩 우대금리가 더해져 최대 1.8%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신한플러스 멤버십 가입, 신한체크카드 신규 및 이용, 신한금융투자 최초 신규거래, 신한생명 인터넷 보험가입 등의 거래실적에 따라 최고 연 6.5%의 리워드가 마이신한포인트 또는 캐시백 형태로 제공된다.
SC제일은행도 같은날 삼성카드와 손잡고 선착순 4000명에게 최고 연 7% 상당의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부자되는 적금세트' 이벤트를 시작했다. SC제일은행 퍼스트가계적금(정기적립식)의 기본금리 연 1.6%(세전)에 추가로 최대 연 5.4%까지 캐시백 혜택(SC제일은행 삼성카드 매월 30만원 사용)을 더해주는 방식이다. 적금 가입기간은 12개월이고 월 납입금액은 10만원 또는 25만원 중 선택할 수 있다.
KB국민은행도 이달 1일 이른바 MZ세대를 위한 'KB마이핏 통장∙적금'을 출시했다.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M)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공략한다. KB마이핏 통장의 경우 기본비, 생활비, 비상금으로 분리할 수 있는 '머니쪼개기'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비상금으로 분리된 금액은 최대 200만원까지 연 1.5%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은행권이 고금리와 2030세대를 겨냥한 상품을 내놓는 것은 고객 확보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0%대 초저금리로 예·적금에서 이탈하는 자금 규모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5월말 예적금 잔액은 전달 대비 5조4724억원 가량 줄었다. 4월(2조7278억원) 대비 감소폭이 커진 셈이다.
금융업계에서는 '네이버통장'이 단순히 금리뿐 아니라 쇼핑 등 페이와 연동해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핵심 고객 기반이 되는 월급통장, 생활비 통장 등 고객이 '갈아타기' 할 경우 위협이 될 수 있다.
특히 향후 포인트 지급 등을 변동하더라도 한번 쓰기 시작하면 쉽사리 옮겨가질 않는 '잠금효과(Lock in effect)' 측면에서 선제적인 고객 붙들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은행 디지털 부문 담당자는 "젊은층의 경우 빅테크 기업에 친숙함이 클 뿐만 아니라 특히 기존 은행과 비교할 때 상당히 좋은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는 게 가장 어려운 면"이라며 "은행들도 외부 제휴 등으로 대응이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보안, 인증 등에서 은행의 상대적인 장점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