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요 상장사들의 우선주 주가가 잇따라 고공행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의 우선주 급등 현상을 순환매 장세의 종료 신호로 해석한다. 순환매 장세 마지막 국면에서는 낙폭 과대주보다 기업의 펀더멘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다수의 우선주는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전일(10일)에는 삼성중공우·한화솔루션우·일양약품우·한화우·JW중외제약우 등 총 8개 종목이 상한가에 도달했는데, 이는 이날 상한가를 기록한 전체 종목들의 8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무더기 우선주 상한가 행진은 이달 들어 눈에 띄게 자주 발생했다. 이달 들어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 1~3위는 모두 우선주가 차지했다.
특히 삼성중공우는 오늘(11일)도 전 거래일 대비 29.83%(7만8000원) 상승한 33만9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7거래일 연속 상한가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단 열흘 만에 주가가 6.2배 이상 뛴 것이다.
이외에도 현대비앤지스틸우는 지난 8일까지 129.7% 올랐다. 같은 기간 일양약품우는 113.97% 상승했으며, SK네트웍스우(65.37%), 한화우(58.88%), 쌍용양회우(56.76%), 두산우(47.61%), 동부건설우(45.24%), KG동부제철우(43.99%) 등도 급등했다.
가장 눈에 띄는 상승세를 기록한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 1일 카타르와 23조6000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선 100척을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과 함께 공동수주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돼 주가가 오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의 우선주와 보통주 사이의 지나친 괴리율(지표 가치와 시장 가격 차이)을 두고 우려의 시선이 존재한다.
실제로 삼성중공업 보통주는 지난달 1일부터 11일까지 39.1%가량 상승한 데 그친 반면 우선주는 같은 기간 무려 522.9% 폭등했다. 보통주와 우선주 간 괴리율이 –3706%를 넘어서면서 우선주의 지나친 상승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것이다.
우선주는 보통주와 달리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에 대해 우선권을 갖는 주식을 말한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다는 이유로 통상적으로 보통주보다 주가가 낮은데, 이처럼 마이너스 괴리율이 확대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로 해석된다.
다만 우선주는 회사 재산에 대한 우선 분배 권리가 있다는 장점이 있다. 회사가 청산될 때에도 부채를 제외한 잔여재산을 보통주보다 먼저 분배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에 통상적으로 우선주는 배당금을 보통주보다 액면가의 1~2%가량 더 받는다.
급등세가 과도해지자 거래소는 지난 9일 삼성중공우를 단기 주가 급등에 따른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하고 하루 간 거래를 정지했지만, 거래 재개에도 과열 양상은 지속됐다.
거래소는 12일 삼성중공우를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하고 다시 한 번 1일간 매매거래를 정지한다. 거래소는 주가가 일정 기간 급등하는 등 투자유의가 필요한 종목을 투자주의종목→투자경고종목→투자위험종목 단계로 지정한다.
문제는 우선주가 하락하기 시작할 때에는 보통주보다 상대적으로 처분하기 어려울 수 있어 투자자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유통주식 수가 적은데 이는 매도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는 한국은행의 무제한 양적완화 등에 따른 유동성의 힘으로 낙폭 과대주들이 상승하는 순환매 장세”라며 “이러한 순환매 장세에서는 우선주의 매력이 부각된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최근 저금리 기조와 외국인 유입에 대한 기대로 우선주가 초과수익을 내고 있다”라며 “중장기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전망됨에 따른 배당수익률 매력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지만 통상적으로 순환매 장세의 마지막 국면에서 우선주 급등이 나타난다”라며 “최근 각국 경제재개 기대감 높아지는 가운데, 순환매 장세 마지막 국면에서는 낙폭과대주 보다는 펀더멘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마지막으로 “당분간 우선주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우선주와 함께 펀더멘털 개선이 기대되는 증권, 조선 업종 등에도 관심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