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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금융보안원장] 금융데이터 거래소 출범의 의의와 과제

기사입력 : 2020-05-25 00:00

축적된 데이터 결합 부가가치 창출 기대
개인정보보호와 데이터 활용 조화 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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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영기 금융보안원장
[김영기닫기김영기기사 모아보기 금융보안원장] 지난 5월 11일 금융데이터를 사고 팔 수 있는 거래소가 출범하였다. 이전에도 데이터를 당사자 간에 직접 거래할 수는 있었으나 구매자는 어디에 어떠한 데이터가 있는지 알기가 어려웠고, 살 수는 있는 것인지, 구매 가격은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하여 의문이 있었다. 판매자도 데이터를 판매할 유인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중개 플랫폼인 금융데이터 거래소(FinDX)를 통해 손쉽게 필요한 데이터를 사고 팔 수 있는 유통 시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데이터는 모든 경제활동의 궤적이거나 여러 가지 실험이나 관측의 결과로 얻어진 수치 또는 그 대상의 속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데이터 자체는 단순한 사실에 불과하지만 이를 모아 분석하면 가치가 생성된다. 흔히 4차 산업혁명을 데이터 혁명이라고 하고 데이터를 21세기의 원유라고 하지 않던가.

2020년 세계경제포럼의 키워드 중 가장 첫 번째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였다. 그 중에도 데이터는 모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가장 중요한 원천으로서 인공지능도 빅데이터가 없으면 쓸모가 없다.

미국의 블룸버그는 “미국은 돈이 있고, 중국은 데이터가 있다.”고 하였다. 미국이 강력한 산업적, 기술적 토대를 가졌다면 중국은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와 방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

미·중 간에 전개되고 있는 각종 경제, 정치 갈등의 이면에는 중국이 추진 중인 기술굴기와 이의 바탕이 되는 데이터 문제가 내재하고 있다.

데이터는 향후 국가 경쟁력을 판가름 짓는 결정적 요소가 될 것이므로 우리도 데이터에 대한 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데이터를 자산화시키고 경쟁력의 밑천으로 활용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번에 금융보안 전담기관인 금융보안원이 거래소를 구축하게 된 것은 그만큼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 간의 조화와 균형을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출범 과정에서 13건, 약 2억 원의 데이터 거래가 이루어졌다.

거래된 데이터는 지역별 카드 소비, 소득·지출·금융자산, 행정동 단위별 성별·연령별 소득 등이며 구매자는 대기업, 중소기업, 연구소 등 다양하였다. 건당 거래 금액은 데이터의 품질과 활용 가치에 따라 무료부터 수천만 원에 이르렀다.

한편, 현재까지는 주로 금융회사 데이터가 등록되었으나 앞으로는 통신, 유통, 보안 등 다양한 산업에서 생성되고 축적된 데이터도 함께 상품화될 예정이다.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참여 기업도 40개사를 넘어섰고, 등록 상품 수도 2백 개를 넘어서는 등 관심의 열기는 뜨겁다. 그만큼 시장에서는 데이터에 목이 말랐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금융은 다른 산업과의 연관성이 깊고 데이터의 정확성과 가치가 매우 높아 전 세계적으로도 빅데이터 활용이 가장 활발한 분야이다.

이번 거래소 출범을 계기로 우리나라에도 양질의 데이터가 유통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

해외 주요국들은 오래전부터 데이터 경제 시대의 주역이 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천5백여 개의 데이터 브로커가 활약하며 민간과 공공부문의 데이터를 수집·결합하여 판매하고 있다.

중국은 귀양 빅데이터 거래소와 상해, 북경 등에 데이터 거래 지원센터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2020년에는 약 1조 100억 위안 규모의 거래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데이터 산업 규모는 2019년 기준 약 17조원 수준이며 이 중 데이터 거래 규모는 4315억원에 불과하다.

데이터 수집 경로 또한 대부분 기업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가공하거나 마케팅 또는 영업 과정에서 직접 수집하고 있으며, 데이터 거래를 통한 수집은 1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데이터 3법 개정으로 데이터 경제의 전개와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은 마련되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제도적 개선과 함께 데이터 유통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쓸 만한 데이터 부족, 불합리한 구매 데이터 가격 책정, 데이터 유통채널 부족, 데이터 품질 문제, 데이터 소재 파악 및 검색의 어려움 등의 애로사항들이 조속히 해결되어야 한다.

금융데이터 거래소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 데이터 수요자와 공급자가 검색, 계약, 결제 등 전체 유통 과정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초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연말까지를 시범운영 기간으로 정하여 중개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데이터 구매에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중소 핀테크 업체 등을 위해서는 정부가 바우처를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 수요·공급 기반 확충, 거래 표준화, 가격 산정기준 등 미진한 과제들 또한 시장 참여자와 함께 해결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이러한 데이터 거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금융보안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기술 역량을 거래소 구축에 활용하였다. 취약점 분석·평가를 통해 예상되는 사이버 위험을 사전에 제거하였으며 24시간 365일 보안관제와 침해 대응으로 해킹, 데이터 유출 등을 철저히 방지하고 있다. 데이터 전송 과정에도 안전한 암호기술을 사용하여 이용자가 안심하고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올해 8월 개정 신용정보법이 시행되면 금융보안원 등 데이터 전문기관을 통해 금융 데이터 간 또는 금융과 이종 산업 간 데이터 결합이 활성화될 수 있다.

이러한 결합 서비스는 거래소의 유통 서비스와 통합 연계하여 제공됨으로써 데이터 활용의 효용성을 한층 높이게 될 것이다.

물론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 유출, 개인정보 남용 등이 우려되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해야 하는 가치는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데이터 활용 활성화와 보안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금융보안원은 고도의 데이터 결합 및 비식별화 기술을 적용할 것이다.

또한, 금융권의 개인신용정보 활용·관리 실태를 상시 평가하는 등 안전한 데이터 활용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모든 산업은 데이터를 중심으로 연결되고 있다. 데이터가 없는 디지털 전환은 이루어질 수 없다.

금융, 통신, 유통, 의료 등 전 산업 분야에서 축적된 데이터가 자산이 되고, 결합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되어야 한다. 21세기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은 데이터의 양과 그 활용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융데이터 거래소가 그 밀알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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