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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마트 시티의 미래는 ‘사람 중심’

기사입력 : 2020-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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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곽호룡 기자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도시는 자동차가 주인으로서 설계됐다.

당연히 사람은 자동차를 피해다녀야 한다고 생각한 때가 있었다.

초등학생 시절 처음 가본 미국에서 혼자 길건너 가게를 간 기억이 있다. 제법 넓고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야 했다. 차는 없었지만 엄두가 안나 그냥 서 있었다. 잠시후 차 한 대가 횡단보도 앞에서 섰다. 운전자가 지나 가라고 손짓 하길래 나도 먼저 가라고 수신호 했다. 차는 그대로 서 있었고 어쩔 수 없이 먼저 지나갔다.

선진 교통문화를 접했다고 하기엔 솔직히 그 동네를 잘 알지 못한다. 우연히 사람 좋은 운전자를 만난 것일 수도 있다.

‘스톱’ 표지판 앞에서 차량이 일단 서지 않으면 단속과 벌금 강도가 우리보다 훨씬 무겁다는 것은 나중에 알았다.

단지 도로에서도 사람이 우선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이런 생각을 품게 되면 합리성을 기반으로 설계됐을 체계도 종종 불합리하다고 느껴지게 된다.

왜 자동차보다 느린 사람들이 몇걸음만 옮기면 급히 깜빡이는 신호를 받고 횡단보도를 건너야 할까.

◇ 갈 곳 잃은 차세대 모빌리티

미래도시 주인은 자동차가 아닐수도 있다.

다양한 형태의 미래 이동수단이 속속 등장하며 갈등도 커지고 있다.

개인형 이동수단은 비교적 짧은 거리를 책임진다. 그래서 목적지까지 마지막 남은 거리란 뜻으로 ‘라스트마일 모빌리티’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표적인 라스트마일 모빌리티인 전동 킥보드는 최근 도심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주로 신생 스타트업체들이 공유형 모델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대형 완성차기업에서도 노리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일례로 현대차는 내년 신차에 빌트입 타입의 전동킥보드를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같은 비전을 담은 1분짜리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그런데 영상에서 광고모델은 전동킥보드를 타고 인도를 누빈다.

해외가 배경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이다. 전동킥보드는 도로교통법 상 넓게 ‘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인도를 다닐 수 없다.

당장 서울 강남 거리에 나가보면 이같은 불법운행 현장을 쉽게 목격한다.

이해할 수는 있다.

현행법을 지키면 오히려 대형사고 위험이 높다.

킥보드가 차선 하나를 먹고 달린다면 교통체증의 주범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한다. 우측 가장자리로 붙으면 추월을 위해 엑셀을 밟는 차량을 감당해야 한다.

◇ 사람 중심 도시에 대한 비전

문제 해결을 위해 도시에 대한 생각과 설계 자체를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 관련 신기술이 거의 없었던 올해 CES에서는 현대차와 토요타가 눈에 띄었다.

두 완성차기업은 저마다 기술비전을 펼칠 수 있는 미래도시 모습을 제시했다.

현대차는 교통혼잡 문제해결에 집중했다.

개인항공기 PAV는 하늘길을 열고, 땅에서는 도심셔틀 PBV가 대중교통수단이자 편의시설 역할을 한다. 이같은 이동수단을 넘나들 수 있는 환승거점 HUB로 편리함을 더한다는 비전이다.

토요타는 도로 인프라를 완전히 새롭게 구축할 계획이다.

모든 지상도로는 자율주행·친환경차 전용도로, 사람과 저속 모빌리티가 다니는 혼합형 도로, 사람중심의 산책로 등 3가지로만 나뉜다. 물류기능 등은 지하에 따로 구축한다.

이같은 차이는 서로 다른 기반을 가진 도시를 배경으로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미 대도시화된 서울을 배경으로 콘셉트를 짰다.

토요타는 기존 보유한 후지산 인근 부지를 바탕으로 한 신도시 계획으로 실증에 들어간 상태다.

중요한 점은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들도 기술력을 뽐내기 전에 사람을 중심으로 한 비전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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