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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여는 인맥관리 17] 십자가형 인맥관리

기사입력 : 2020-04-1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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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벤처 1호, 대한민국 벤처기업 1호 CEO인 비트컴퓨터 조현정 회장은 1984년 인하대 4학년때 호텔방을 빌려 창업했다. 보통 12시간 가량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데 호텔방에서 작업을 하게 되면 17시간을 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늘어난 5시간이면 자본력, 학벌, 사회경험까지 부족하다고 여겼던 조건을 극복하리라고 자신했다. 가히 초인적인 작업시간이었다. 그는 스스로 흙수저가 아니라 맨수저라고 한다. 글자 그대로 맨손으로 창업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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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장의 성공열쇠는 세가지다, 자기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시간통제 그리고 애국심이다. 애국심의 발로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하여 1990년에 비트컴퓨터교육센터를 설립하여 슈퍼개발자 8,700여명을 양성했다.

2000년에 사재를 털어 차세대 리더를 키우기 위한 조현정 장학재단을 만들어서 전국 모의고사 성적 2%에 들고, 양쪽 부모의 재산세 합계가 16만원 이하인 어려운 가정의 우수한 인재를 연간 13명을 선발하여 1인당 일천만원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조회장이 그 동안 맡은 대표적인 직책이 한국기술거래소이사장,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부회장 등이니만큼 주소록에 저장된 인맥만도 일만 오천 명 정도다. 일일이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최고의 인맥관리는 내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평소 부지런하고 깨끗하고 반듯해야 한다’고 했다.

조회장은 십자가인맥론을 편다. 십자가 네트워크의 머리 부분은 본 받아야 할 선배를 많이 알아야 하고, 아래로는 후배를 양성하고, 오른쪽은 뜻을 같이하는 파트너, 왼쪽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의미다.

십자가 아래가 더 긴 것은 후배들의 뒷받침이 있어야 무슨 일이든 도모할 수 있으니 후배를 양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조회장은 비트컴퓨터 교육센터와 장학재단으로 후배 양성을 실천하고 있다. 십자가인맥론의 기본 사상은 겸손과 공감이다. 뜻이 같거나 다르거나, 윗사람이든 후배든 진심으로 의견을 청하고(敬請) 귀를 기울여 경청(傾聽)하겠다는 마음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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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취업포탈 사람인이 직장인 1945명을 대상으로 ‘젊은 꼰대 설문조사’를 했다. 상사를 꼰대라고 비난하면서 정작 자신은 후배에게 똑같이 행동하는 20~30대 젊은 직장인을 일컫는 ‘젊은 꼰대’.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자신의 직장에 젊은 꼰대가 있다고 답했으며, 본인 스스로가 꼰대 인 것 같다고 생각하는 직장인도 10명 중 2명 꼴이었다.

젊은 꼰대 유형으로는 자신의 경험이 전부인양 충고하며 가르치려는 ‘자칭 멘토형’(57.8%)이 가장 많았다. 이어서 ‘답정너형(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해, 41.3%) 등인데 이들 젊은 꼰대들은 절반 가량이 나는 40~50대 꼰대와 다르다라고 자신을 합리화하는 특징도 나타냈다.

기업이 경력직이나 임원을 외부에서 채용할 때 헤드헌터를 통한 채용이 많다. 헤드헌터는 기업이 원하는 요건에 맞는 사람을 2~3배수 정도 선정하면 마지막 단계에서는 같이 일했던 동료를 대상으로 평판조사를 실시한다. 같이 일했던 사람들의 대부분은 좋은 이야기를 하게 마련이지만 마지막 질문에서는 답변자의 진심이 드러난다고 한다. “당신도 와서 같이 근무할 수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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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아닌 팔로워가 되는 인간관계 교육이 필요

최근에 모 금융기관의 CEO를 공모해서 최후의 2인이 남았다. 두 분 모두 경력이나 능력면에서 훌륭하신 분이었다. 그런데 직원들이 그 중 한 분에 대해서 적극 지지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 분이 전 직장 시절의 수십 년 동안 후배와 동료에게 보여주었던 인간적인 모습이 공모기관의 직원들에게 소문이 난 것이다.

임원시절 부진한 지점의 지점장 회의를 하더라도 절대 야단치지 않고 도리어 격려하면서 도와줄게 무엇이 있는지를 물었다고 한다. 강력한 리더가 아닌 따뜻한 팔로워로서 항상 주위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격려하고 배려하는 습관이 다른 직장에서도 인정을 받은 것이다. CEO 추천위원회에서 다각도로 검토하여 그 분을 선정했겠지만 새로운 수장을 맞게 되는 일반 직원들의 의견도 반영되었으리라 본다.

대부분의 기업, 기관이 성과를 내어야 존립할 수 있다 보니 교육과정도 성과 창출에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동료와의 인간관계가 행복하지 않은 직장은 장기적인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다. 김정운 전 명지대 교수가 그랬다. ‘좋은 직장의 판단여부는 감탄을 얼마나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이제는 모든 직장이 리더가 아닌 팔로워로서 좋은 인간관계 만들기에도 신경을 써야 할 때다. 그 대상이 고객이든, 상사든, 부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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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돈 인맥관리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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