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3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80원 급등한 1,219.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 초부터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국과 유로존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시장 우려를 완화할 만한 조치를 내놓지 않자 이에 대한 실망감이 주식시장과 환시를 압도했다.
이에 국내 주식시장도 지수 1,700선이 무너지며 장중 서킷 브레이크와 사이드 카 발동되는 등 일대 혼란이 일었다.
그러나 국내 주식시장이 정부의 시장안정 조치 등에 힘입어 낙폭을 상당 부분 줄이면서 달러/원의 상승폭도 크게 줄었다.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달러 매도)과 달러/위안 하락도 달러/원의 상승폭 축소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9921위안을 나타냈다.
다만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는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Fx 스와프시장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는 여전히 달러 매수 쪽으로 기운 모습이다.
■ 금융시장 개입 본격화…환시에 이어 증시도 시장안정 조치
국내 금융시장이 주식시장을 필두로 패닉에 빠지자 금융당국은 연기금 자금을 동원해 시장 안정에 적극 나섰다.
이에 국내 코스피지수는 8% 넘게 하락하다 3% 수준까지 빠르게 낙폭을 줄였다. 코스피 폭락세가 진정되자 달러/원 환율도 상승폭을 대거 반납했다.
외환시장뿐 아니라 주식시장까지 동시다발적인 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가 어찌보면 약발이 먹힌 셈이다.
그간 외환시장 개입만으로 달러/원의 상승을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주식시장까지 움직이자 환율도 상승폭이 크게 완화된 셈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연기금 자금 동원은 국민적 저항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나 사태의 시급함을 느낀 정부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주식시장과 환시에서 동시에 개입성 자금이 들어옴에 따라 시장은 비교적 안정세를 찾았으나 주말 사이 글로벌 자산시장이 어떤 흐름을 전개될지에 알 수 없어 안심하기에는 이른 단계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의 통화·재정 정책이 시장안정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순 있으나, 유럽과 미국에서 번지는 코로나19 공포가 단기에 끝나지 않는다면 시장 침체 가능성은 열어 놓고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16일 전망…연준 결정 앞두고 눈치 보기
오는 16일 서울환시 달러/원 환율은 오는 17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연준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제한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미 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지만, 이번 주말 사이 미 주식시장뿐 아니라 유럽 주식시장까지 또한번 급락 장세를 연출한다면 시장 분위기는 리스크오프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진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Fx 스와프시장 왜곡 현상마저 해소되지 않는다면 달러/원은다음주 주초에도 상승 압력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어느 정도 진행될지도 관심사다. 만일 확진자 수 증가와 함께 시장 패닉이 이어진다면 백약이 무효일 수 있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연기금 자금이 주식시장에 흘러들어오면서 (지수)폭락세가 어느 정도 진정됐고, 중국에서 기업들이 잇따라 업무 재개에 나섬에 따라 달러/위안도 상승분을 되돌렸다"며 "중국과 한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는 코로나19 공포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으나, 미국과 유럽은 이제 시작이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과 같은 거대 경제권역에서 코로나19 확산은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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