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밤 트럼프 대통령이 자세한 부양책 설명 없이 유럽인의 미국 입국만 금지한 발표에 실망한 지수들은 6% 이상 급락세로 거래를 시작했다. 출발 직후 7%대로 낙폭이 커지자 서킷브레이커(거래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후 지수들은 연준의 긴급 양적완화(QE) 발표에 극적 반전을 꾀하기도 했으나, 곧 다시 빠르게 낙폭을 넓혔다. 연준 QE가 한시적 조치에 불과하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주었다.
S&P500 11개가 일제히 약해졌다. 에너지주가 12%, 금융주는 11% 각각 급락했다. 산업주와 유틸리티주는 10%씩 내렸다.
개별종목 중 재정부양책 불확실성 속에 항공주들도 연 이틀 동반 급락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이 25%, 아메리칸항공은 17% 각각 내렸다. 크루즈선사 로얄캐러비안크루즈 역시 32% 낮아졌다.
■뉴욕주식시장 주요 재료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늦게 진행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국민연설에서 초미 관심사이던 경기부양책 세부사항 설명은 없이 유럽인의 미 입국 금지만 발표했다. 그는 “유럽은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했다”며 “13일 0시부터 30일간 영국을 제외한 모든 유럽 시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회에 500억 달러 추가 자금과 함께 근로소득세 감면 승인을 요청했다”며 “중소기업청이 바이러스 피해를 입은 기업들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한편, 저리 대출도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다음날부터 한달 동안 한시적 QE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달 13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전 구간에 걸쳐 국채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월 600억 달러 규모로 실시해온 재정증권 매입 범위를 확대한 셈이다. 이에 앞서 연준 공개시장조작을 담당하는 뉴욕 연방준비제도는 금융시장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3개월물 환매조건부채권(레포) 거래를 5000억 달러 규모로 실시했다. 다음날에도 같은 규모로 3개월물과 1개월물 레포를 각각 실시할 예정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와 국채매입 규모를 유지하고, 대신 민간기업 지원을 강화하기도 했다. ECB는 이날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5%, 리파이낸스금리를 0%로 각각 동결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예금금리가 10bp 낮춰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 민간자산을 추가로 매입하기 위해 양적완화(QE) 규모를 연말까지 한시적으로1200억 유로 확대한다. 또한 중소기원 대출을 지원하기 위해 새 장기대출(LTRO)을 도입하는 한편, 기존 3차 맞춤형 장기대출(TLTRO-3) 조건도 완화하기로 했다.
미 서부텍사스원유(WTI)가 4.5% 하락, 배럴당 31달러대로 내려섰다. 이틀 연속 급락세를 이어갔다. 전일 늦게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인 미 입국 금지 발표가 연료유 수요 감소 우려를 자극한 탓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일대비 1.48달러(4.5%) 낮아진 배럴당 31.50달러에 장을 마쳤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2.57달러(7.2%) 내린 배럴당 33.22달러에 거래됐다.
장안나 기자 godbless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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