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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노믹스 원년] 한화·신한 등 대형증권사 데이터 활용 고도화 한창

기사입력 : 2020-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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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증권사 첫 빅데이터 자회사 출범
신한·대신·유진, AI 활용 서비스 적극

▲ 권희백(왼쪽 네번째)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와 장석호 데이터애널리틱스렙 연구소장(왼쪽 다섯 번째) 등 회사 관계자들이 빅데이터 분석 연구소 출범식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 권희백(왼쪽 네번째)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와 장석호 데이터애널리틱스렙 연구소장(왼쪽 다섯 번째) 등 회사 관계자들이 빅데이터 분석 연구소 출범식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국금융신문 홍승빈 기자] 금융당국이 ‘마이데이터(MyData)’ 산업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도 이런 추세에 발맞춰 시장 선점을 위해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 등 주요 중·대형 증권사들은 데이터 수집 및 활용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자회사 설립에 직접 나서거나,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를 활용한 투자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 한화투자증권, 금투업계 최초 빅데이터 분석 전문 자회사 설립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18년 7월 100억원의 자금을 출자해 빅데이터 분석 전문 자회사 ‘데이터애널리틱스랩’을 출범했다. 빅데이터 분석만을 위한 자회사를 설립했다는 점에서 증권업계 내 처음 있는 사례로 기록됐다.

데이터애널리틱스랩은 현재 다양한 연구와 사업을 진행해 한화투자증권을 비롯한 여러 금융사를 지원하고 있다. 주요 연구분야는 빅데이터분석 컨설팅, 빅데이터 분석·활용을 통한 비대면 채널 고도화, 차별화된 개인화 콘텐츠와 투자정보 제공 등이다.

뉴스·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수집한 트렌드 정보와 소비자의 카드·통신 이용 내역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 분석해 고객사에게 제공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데이터애널리스틱스랩의 초대 연구소장으로 스마트 금융의 리더이자 빅데이터 분야 경험이 많은 전문가인 장석호 전 비씨카드 마이스터를 영입했다.

또한 데이터 분석·서비스 기업 해빗팩토리, 세종대 인공지능·빅데이터연구센터 등과 협약을 맺는 등 금융 시너지를 도모하기 위한 협약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는 “데이터애널리틱스랩을 통해 디지털금융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향후 한화투자증권 고객에게 차별화된 디지털 경험과 고객가치를 제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신한금투·대신증권·유진투자, AI 기술 활용한 금융서비스 제공

대신증권은 지난 2017년 업계 최초로 AI를 활용해 24시간 대고객 상담이 가능한 ‘벤자민서비스’를 선보였다. 벤자민서비스는 채팅을 통해 고객의 문의 사항을 실시간으로 접수한 뒤 신속하게 해결하는 ‘챗봇’ 서비스이다.

대신증권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엔진을 바탕으로 약 1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내놓은 벤자민서비스는 금융계 전설적 인물인 ‘벤자민 그레이엄’을 모티브로 만든 대화형 채팅봇이다.

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고객이 궁금해 하는 계좌관리·공인인증서 발급·공모주 청약 등 다양한 업무상의 질문을 처리할 수 있다.

특히 대신증권은 고객관리시스템(VOC)을 통해 고객이 질문하고 건의한 방대한 분량의 데이터 중 2000여 개를 핵심 표준지식으로 분류한 뒤 약 1만 건에 달하는 정보를 입력해 고객의 활용 편의를 높였다.

대신증권은 벤자민을 한단계 더 진화시키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음성인식 기술을 탑재한 대화형 상담 챗봇 ‘AI비서벤자민’ 서비스를 새롭게 오픈한 바 있다.

향후 국내 유명 SNS에 벤자민 서비스를 탑재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트레이닝센터를 운영해 머신 러닝을 통한 고도화 작업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김상원 대신증권 스마트비즈본부장은 “벤자민은 타 매체의 질의응답 등 다양한 정보를 추가하고, 미응대 답변에 대한 보정을 지속하는 등 지금도 학습을 진행 중”이라며 “향후 모든 이용자가 만족하는 인공지능 로봇으로 발전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최초 강화학습 AI 알고리즘을 적용한 ‘신한 NEO 펀드랩’을 선보였다.

신한 NEO AI 펀드랩은 국내 금융권 최초이자 신한금융그룹의 AI 투자자문 자회사인 ‘신한 AI’의 포트폴리오 자문을 활용하는 동시에 인간의 판단이 배제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해 각 시장 상황에 가장 적합한 펀드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신한 NEO AI 펀드랩에 탑재된 투자자문 플랫폼 ‘NEO’는 IBM이 공동 참여 개발했고, IBM 인공지능 솔루션인 ‘Watson explorer’를 활용해 고도화된 알고리즘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 랩 서비스의 투자 전략은 AI 머신 러닝을 활용해 국내에 출시돼있는 공모 펀드 중 베스트 펀드를 선정 후 인공지능 알고리즘(강화 학습)을 기반으로 금융 시장을 분석해 가장 양호한 성과가 기대되는 최적의 펀드 포트폴리오로 운용한다.

과거 시장 분석, 현재 금융 시장 진단, 펀드 성과 분석 등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2개월 단위의 재조정을 시행한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철저한 모델검증을 통해 과거 30년 이상의 글로벌 빅테이터 학습을 수행 43만 개의 정형데이터, 1800만 건의 비정형 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시행했다”라며 “전 세계 약 26만개의 펀드를 분석해 우수한 펀드를 선별 글로벌 투자 기회를 포착한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미국의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직접 미국에 상장된 글로벌 4차 산업 분야의 선도 기업에 투자한다.

유진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유진 챔피언 뉴이코노미AI 4.0 주식펀드’는 미국의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S&P MI)에서 제공하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4차 산업혁명 혁신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국내 대표 로보어드바이저 회사인 디셈버앤컴퍼니의 인공지능인 ‘아이작’의 엔진을 통해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한다.

일차적으로 S&P MI를 통해 4차 산업 혁신기업을 발굴해 투자 유니버스를 구성하면, 디셈버앤컴퍼니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모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먼저 S&P MI는 지난 2018년 ‘금융계의 알파고’로 불리는 켄쇼 테크놀로지(Kensho Technologies)를 인수하면서 기업데이터 분석 및 관련 서비스 제공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향후 데이터 확보 여부가 금융산업 경쟁력 좌우할 것”

이와 같은 빅데이터·AI 기술 등을 활용한 사업을 영위하는 증권사들의 수는 앞으로도 증가할 전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투자사의 마이데이터 사업 확대는 불가피한 방향”이라며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정보를 종합해서 소비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은 미래 금융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나타나는 비슷한 흐름”이라며 “금융 관련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대한 필요성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는 개별 소비자들의 데이터가 안전하게 활용된다는 전제하에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 연구원은 “개인정보를 유출하거나 악용하는 사례를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아무리 중요한 시스템을 만들어도 관련 범죄를 100% 차단하기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이를 어기는 경우에 대해 무거운 사후적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권사들이 사용하는 AI·빅데이터에 기반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황 연구원은 “기존의 자산운용 서비스가 다수의 개인에게 제공되기 어려웠던 이유는 비용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라며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제공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도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해 대중화에 이바지했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소수의 금융사업자에게만 국한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증권사들이 그 기능을 흡수해 신규 사업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직 로보어드바이저의 수익 기여도는 크다고 할 수 없다”라며 “중장기적으로는 비대면 고객 채널이 주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는 회사는 뒤처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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