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26일) 금융통화위원회 금리결정회의를 앞두고 금융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돼 있다.
최근 주가 폭락, 채권가격 급등, 달러/원 환율 급등 등 안전자산선호가 강화된 가운데 한은의 금리결정과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의 발언에 관심이 모아져있다.
그간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국고3년물과 국고5년물 금리 모두 기준금리(1.25%)를 밑돌고 있다. 이자율 시장은 역대 최저수준의 기준금리인 1.00%를 가정하고 움직여왔다.
여전히 일각에선 부동산이나 환율 움직임과 같은 금융안정 이슈를 감안할 때 금리인하를 확신할 수는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다만 연일 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채권시장에선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이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금통위 날 풍경도 많이 바뀐다. 금통위 당일엔 통상 언론들이 대거 몰리지만, 전염병 확산에 따른 대면 접촉 자제 분위기도 강한 데다 금통위 취재도 상당 부분 제한된다.
금리결정회의 전 금통위 회의실 포토타임 관련 취재는 제약을 받게 된다. 관련 사진은 한은에서 별도로 언론에 제공할 예정이다.
통상 한국은행 직원이 육성으로 전달하던 금리결정 발표나 현장에서 먼저 배포하던 통화정책방향 결정문 등은 온라인(문자, 이메일)으로 언론에 제공된다. 출력물의 현장 배포는 하지 않는다.
기자간담회는 별도의 공간에서 진행하고 한은 유튜브와 페이스북 채널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한은 총재에 대한 질문은 기자단 대표가 카카오톡과 문자 등으로 취합해서 현장에서 대독하는 형식을 취하게 된다.
금통위 풍경이 상당히 낯설어지지만, 투자자들은 한은의 결정과 스탠스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
전염병이 금리인하 기대감을 증폭한 가운데 이번 이벤트를 맞이하는 한 베테랑 채권 투자자의 소회와 입장을 들어봤다.
▲ 이주열 총재가 금리인하 기대감을 차단한 뒤 코로나19 확산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졌다.
= 한은 총재 발언 후 상황이 바뀌었다. 과거 박승 총재(2002년 4월~2006년 3월) 때가 생각난다.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시장에 대해 '철이 없다'고 한 뒤 정책금리를 내렸던 당시와 비슷한 느낌이다.
물론 이번에 이주열 총재는 시장 기대에 대해 철 없다는 식의 얘기는 하지 않았지만, 그 때와 상황은 유사하다.
▲ 최근 인하 기대감이 커졌지만, 소수의견에 따라 시장의 기대감이 변화를 보일 수 있을 듯하다.
= 내일 금리 인하와 함께 소수의견이 얼마나 나올지 궁금하다. (매파인) 이일형 의원이나 윤면식 한은 부총재가 (인하에 반대하는) 소수의견을 낼지 지켜보고자 한다. 개인적으론 1명 정도의 인하 반대 소수의견을 상정하고 있다.
▲ 금리인하가 단행될 경우 추가 인하 기대감이 커질 가능성은.
= 시장 일부에선 내일 인하 뒤 4월이나 5월, 즉 2분기 1번 더 인하가 가능하다고 보기도 한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내일 인하(이 딜러는 내일 인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봄)가 4월, 혹은 5월의 인하를 당겨서 하는 성격이 큰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 코로나19 사태의 전개 방향에 따라 향후 추가 완화 여부도 영향을 받을 듯하다.
= 일부 외국계 리포트 등에 중국의 코로나 확산이 이번주, 다음주에 정점을 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또 지금은 중국이 일부 지역의 봉인을 해제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정점을 지나는 중이다. 우리는 3월 중순 정도가 정점 아닌가 싶다.
그간 환율이나 금리 등이 리스크 오프 분위기로 달려왔다. 한국이 받는 전염병 충격이 3월 초중순까지 이어진다고 보면 리스크 오프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움직임은 계속될 수 있다.
▲ 추가경정예산의 편성도 기정사실화됐다. 금통위 후엔 그 영향을 받을 수 있을 듯한데.
= 개인적으로는 인하는 이번 1차례로 마무리가 될 듯하다. 그 다음 이슈는 추경이다. 정부는 재정정책으로 경기부양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태다. 채권시장은 추경이 3월 중순 정도에 통과될 가능성이 수 있어 이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 당장 금리인하 가능성과 추경을 감안할 때 시장금리 하락룸은 어느 수준까지 열려 있다고 보는가.
= 3년물로 1.1% 밑으로 가기는 어렵지 않나 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1%로 내린 뒤 예컨대 하반기 1차례 더 인하할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겠지만, 그러기 위해선 경기가 한 단계 더 나빠지져야 한다.
일단 3년 금리가 1.1% 수준을 트라이하다가 막힐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 국채발행계획, 그리고 추경을 시장이 어떻게 반영할 것으로 보는가.
= 이번에 비경쟁으로 발행이 여의치 않아서 다음 달 국채발행 물량은 더 늘 것으로 예상한다. 추경까지 되면 작게는 5천억원, 많게는 1조원의 부담이 추가될 수 있을 듯하다. 따라서 일드 커브가 일어서는 방향으로 보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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