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보험업계에 있어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한 해였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영업력 악화는 보험업계 전반의 실적 하락을 불러왔다. 머지않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은 보험사들에게 또 다른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올 한 해 보험사들은 회사 크기를 막론하고 ‘성장’이 아닌 ‘생존’에 포커스를 맞춘 경영을 펼쳤다. 다사다난했던 2019년 보험업계를 돌아보는 동시에, 2020년 보험업계의 나아갈 방향은 어디인가지에 대해 종합적으로 고찰해본다. 편집자 주]
이처럼 시장 포화로 영업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올해 보험업계는 오는 2022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까지 대비하며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회계기준 변화로 책임준비금 규모가 큰 저축성보험 판매가 어려워지면서, 보험사들은 보장성보험 판매 강화에 사활을 걸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가구당 보험 가입 수가 3~4건에 달할 정도로 성숙도가 높아진 시장에서 신규 수요를 찾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게다가 보험업계의 새로운 고객이 되어줘야 할 젊은층은 보험에 여전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다, 경제적인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고액의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어렵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험사들의 유병자보험 신계약건수는 218만 건으로, 전년 동기 146만 건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젊은 층에 비해 구매력은 있지만 젊은 시절에 보험에 가입해두지 않아 통상적인 보험 가입이 어려운 고령층들이 관련 상품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올해 역시 삼성화재의 ‘유병장수 플러스’, 현대해상의 ‘뉴간편플러스 종합보험’, 한화생명의 ‘한화생명 간편가입 스페셜 통합종신보험’, 흥국생명의 ‘누구나 간편한 입원보험’ 등, 회사 크기를 막론한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간편가입·유병자 상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달궜다.
유병자나 고령자 상품은 가입 고객의 특성상 위험률이 높아 보험사로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품으로 통한다. 일반 상품에 비해 보험료가 조금 높긴 하지만, 보험금으로 나가는 비용도 그만큼 많아 메리트가 적다는 것이 복수 보험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반대로 소액 단기보험은 말 그대로 보험료가 소액이기 때문에 전체 수입보험료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보험사들이 이 같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가입문턱 낮추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보험업계가 만성적인 영업력 악화에 빠졌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10월 ‘보험 CEO 및 경영인 조찬회’에서 2020년 수입보험료 증가율은 2019년 대비 0.0%로 성장 정체가 예상되며, 생명보험은 2.2% 감소, 손해보험은 2.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자리에서 보험연구원 조영현 동향분석실장은 “2017년(-1.0%)부터 시작된 저성장 추세가 2020년에도 계속되어 2020년 보험산업 수입(원수)보험료 증가율이 0.0%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2019년 2.5% 감소, 2020년 2.2% 감소하여 4년 연속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 원수보험료 증가율은 2019년 3.8%, 2020년 2.6%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조영현 실장은 “경제 악화와 인구고령화 등 환경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선호 및 구성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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