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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으리으리한 주방, LG전자 시그니처에 도전장

기사입력 : 2019-11-04 00:00

(최종수정 2019-11-0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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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고급가전 브랜드와 함께 프리미엄 가전 노려
100평, 3억 이상의 초기 비용, 타겟 차별화 전략

▲ 삼성전자 데이코 하우스 속 주방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 삼성전자 데이코 하우스 속 주방 모습.
[한국금융신문 오승혁 기자] 삼성전자가 데이코 하우스를 통해 국내 시장에 냉장고, 식기세척기, 오븐, 인덕션, 후드 등 프리미엄 주방 가전을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개장 이후 건설사 등 일부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정 공개하며 베일에 싸인 상태로 유지하던 데이코 하우스를 사전 예약을 통해 일반 고객들도 관람할 수 있도록 지난 1일 방침을 바꿨다.

데이코는 삼성전자가 2016년 인수한 북미 정통 럭셔리 빌트인 가전 브랜드다.

역사, 전통, 첨단 기술 3요소가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미래지향적 주방을 만든다는 목표 아래 ‘넥스트 럭셔리 빌트인(Next Luxury Built-in)’이라는 가치를 내세운다.

가전업계는 삼성전자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LG 시그니처가 높은 인지도 및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프리미엄 가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해석한다.

LG전자가 지난달 30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매출 15조7007억 원, 영업이익 7814억 원을 기록하며 3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세운 가운데 생활가전 부문의 누적 영업이익이 약 2조 원에 달하는 상황이 삼성전자에게 위기감을 안겼다는 분석 또한 등장한다.

LG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프리미엄 가전 매출이 전체 가전 매출의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프리미엄화를 통해 올해 이어온 7~9%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프리미엄 가전 전략 강화를 선언했다.

LG 시그니처 이후에 출시된 프리미엄 주방 빌트인 가전 라인업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에 삼성전자가 데이코 하우스에서 하이엔드 주방 가전으로 대항하며 라이벌 구도 형성을 위해 도전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달 29일 미디어에 데이코 하우스를 사전 공개하면서 LG 제품은 일반 가전으로 가격 등의 측면에서 데이코의 비교 대상이 아니라며 일축했지만 양사의 홍보 방식 등에서 유사한 점은 더러 발견된다.

LG전자가 지난 2017년 국내 최초로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논현 쇼룸을 연 일과 삼성전자가 지난 5월 서울시 강남구 삼성디지털프라자 대치점 4, 5층을 데이코 하우스로 꾸민 점이 그 중 하나다.

한국의 부촌으로 대표되는 ‘강남’의 근거리에 쇼룸을 운영하는 것과 이들 장소가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으로 꾸려진 주방을 넘어 의미를 담은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건축가에게 디자인을 의뢰한 부분 또한 비슷하다.

삼성전자의 데이코 하우스를 설계한 배대용 B&A 디자인 대표는 “단순히 멋진 공간이 아니라 데이코의 브랜드 가치를 고객들이 제대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이를 위해 주방은 물론 거실과 침실까지 갖춘 하나의 완벽한 집을 설계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 9월 tvN 예능 ‘알쓸신잡 시즌2’에 출연했던 유현준 건축가와 함께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논현 쇼룸 3층을 ‘그레이트 리빙 키친’으로 리뉴얼하면서 주방과 거실을 통합하는 시도를 한 바 있다.

유현준 건축가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에 따라 공간의 의미가 변한다”며 LG 시그니처 롤러블 TV로 인해 설계 중인 평면도를 수정한 경험을 언급하면서 시그니처,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가 사람들의 관계와 공간의 의미를 크게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말했다.

전자 업계는 LG전자가 배우 겸 화가 하정우의 작품을 시그니처 쇼룸에 전시했던 것과 같이 삼성전자 데이코 하우스를 방문한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삼성전자가 공간을 갤러리 등으로 활용하며 셀럽, 아티스트 등과 콜라보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국내 시장에서 빌트인 주방 가전은 블루오션에 가깝다.

혼수로 대부분의 가전을 장만한 뒤 기기의 노후, 고장 등의 상황에 따라 변경하거나 필요에 따라 추가적으로 가전을 구매하는 소비 스타일에 빌트인이 적합하지 않을뿐더러 신축 아파트 계약에 있어서도 빌트인 가전에 대한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약 54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빌트인 시장 규모에서 약 1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한국 빌트인 시장이 적게 나마 지속적인 성장세를 그리는 것이 기업의 진출 이유로 점쳐진다.

삼성전자, LG전자 모두 빌트인에서 프리미엄으로 방향을 정한 점은 국내 시장에서 공간 및 경제적 여유 등을 갖추고 차별화되기를 원하는 가정을 타깃으로 삼아야 시장 성장 및 글로벌 진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분석된다.

데이코 하우스에 배치된 제품들을 그대로 설치하기 위해서는 최소 100평형의 집이 권장되며 가전 및 가구의 설치 포함 계약 비용은 약 2억 원~4억 원을 호가한다.

삼성전자 데이코의 최고가 옵션 선택의 경우 △냉장·냉동고 3400만 원 △김치냉장고 1800만 원 △와인셀러 1500만 원 △오븐 1000만 원 △인덕션 490만 원 △식기세척기 300만 원 △후드 300만 원이다.

삼성전자는 데이코를 인수하면서 한국의 식기에 적합하게 변형하여 식기세척기를 출시했으며 프리미엄 브랜드 중 유일하게 국내 시장에서만 판매하는 100% 한글화, 온도 편차 최소화 정온 기술을 적용한 프리스탠딩형 김치냉장고 또한 출시했다.

LG 시그니처의 경우 △냉장·냉동고 1600만 원 △인덕션 3000만 원 △식기세척기 200만 원 △후드 235만 원 등으로 삼성전자 데이코에 비해 낮은 가격대에 자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데이코의 전통·기술을 강조하며 가전 외에도 프리미엄 주방 구성을 위한 가구 등의 협업 브랜드, 거래선 등의 경쟁력을 강점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오승혁 기자 osh040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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