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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슈] 전월세 신고제 도입 속도…주택 임대차 시장 ‘초긴장’

기사입력 : 2019-10-03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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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올해 말 국회 통과… 임대차 계약시 30일 내 신고해야
임대차 시장 위축·세입자 세금 전가 우려도

[부동산 이슈] 전월세 신고제 도입 속도…주택 임대차 시장 ‘초긴장’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성욱 기자] 정부가 전월세 실거래가 신고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기로 함에 따라 주택 임대차 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주택 매매시장과 달리 임대시장은 미신고 등으로 과세 사각지대에 있었다.

이로 인해 현재 임대주택 4채 중 3채, 75% 이상에 대한 과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른바 ‘전·월세 실명제’의 막대한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집값 안정화 연장선 조치…투명성 제고에 초점

지난 8월 26일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대차(전월세) 신고 의무화’를 골자로 한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그간 전월세 신고제 도입을 추진해온 국토교통부와 공동 검토·논의를 거쳐 마련된 것이어서 이르면 올해 말께 법안이 통과될 전망이다.

현재 부동산 매매계약은 2006년 도입된 부동산 거래신고 제도에 따라 실거래 정보를 반드시 관할 시·군·구에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주택 임대차계약은 별도의 신고 의무가 없어 확정일자 신고나 월세 소득공제 신청, 등록임대사업자의 신고 현황에 대해서만 임대차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감정원이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RHMS)을 통해 전월세 거래 미신고 임대주택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작년 8월 기준 임대용으로 추정되는 주택 673만가구 가운데 확정일자 등의 정보를 통해 임대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주택은 153만가구로 전체의 22.8%에 불과했다.

서울은 그나마 임대 중인 주택 118만여가구 중 41.7%(49만여가구)의 임대료를 파악할 수 있었지만, 보증금이 낮은 지방은 임대료 확인이 가능한 주택이 전체 478만여가구 중 20.8%(99만여가구)뿐이었다.

하지만 이 법안이 통과되면 주택 임대차 계약시 30일 내 임대계약 당사자와 보증금 및 임대료, 임대기간, 계약금·중도금·잔금 납부일 등 계약사항을 관할 시·군·구청에 신고해야 한다.

공인중개사가 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는 중개사가, 임대인과 임차인이 직거래한 경우에는 임대인이 신고해야 한다.

보증금이나 월세 등 임대차 가격이 변경된 경우에도 중개인 또는 임대인이 변경 내용을 신고해야 한다. 미신고 또는 거짓신고 시에는 각각 100만원,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주택임대차 계약이 신고되면 자동으로 확정일자가 부여된다. 이에 따라 임차인이 우선변제권을 확보하려고 동사무소에서 따로 확정일자를 받지 않아도 보증금 보호가 가능해진다.

단, 오피스텔과 고시원 등은 ‘비주택’이라는 이유로 신고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전세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전·월세 상한제를 분양가 상한제와 맞물려 도입하기 위해 그 전 단계로 이번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임대차 정책의 허점을 바로 잡고 시장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모니터링을 통해 시장불안을 파악하고 수급 조절이 가능해지며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등 1석 3조의 효과를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과세의 원칙도 재확인하는 한편 부동산 세금의 투명성도 한층 높아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 갭투자 등 자본 이득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택 매매시장에 연동되어 임대차가 불안정해지는 구조적 병폐를 상쇄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약자인 임차인 보호가 제대로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받을 만하다는 게 중론이다. 공정 사회를 위해서는 ‘조물주위 건물주’라는 세상 비판이 잠재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이슈] 전월세 신고제 도입 속도…주택 임대차 시장 ‘초긴장’이미지 확대보기
공급감소 등 부작용 우려… 임차인 보호장치 마련 절실

하지만 전월세 신고제가 도입되면 집주인들의 임대소득세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로 전가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임대시장을 재차 불안케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렇잖아도 강남 등 일부 지역의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마당에 재차 기름을 붓는 역효과도 생겨날 수 있다.

실제로 임대차계약기간 단위가 1년에서 2년으로 바뀌었던 1989년 전국 주택 전세가격 상승률은 17.53%를 기록했다.

서울은 전년 대비 세 배 가까이 오른 23.68%를 나타냈다. 역대 최고 상승률이다.

임대주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민이다. 특히 임대과세는 임대사업 포기로 인한 주택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제도권 투자자들을 이탈시킬 수 있다.

관련 법안 개정 이후 시행령 개정 작업시 신고 지역 등 세부 시행 방식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강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사실 선진국에선 이미 여러 가지 방식으로 비슷한 제도를 시행 중이다.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에선 일단 성립한 임대차 관계는 보호하는 게 의무다. 세입자가 갱신청구 의사를 표시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계약이 갱신되는 셈이다.

임대인이 직접 거주하려 하는 경우 등의 사유가 있을 때만 계약을 거절할 수 있다.

독일은 임대료를 3년 동안 20% 이상 올릴 수 없고, 영국과 프랑스는 경제 지표와 연계한 상한선을 정하고 있다. 미국 뉴욕은 임대료안정위원회가 매년 정하는 최대 임대료 상승분까지만 인상할 수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현재도 불법건축물 양성화 기간이라고 해서 불법건축물 적발 시 이행강제금을 부과토록 하고 있다”며 “행정비용 등의 이유로 전수조사가 불가능했던 불법건축물이 전월세 신고제 시행에 따라 드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불법건축물이 일시에 시장에 나오고 적발될 경우 시장의 혼선과 민심이반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면서 “일정기간 계도기간을 주고 이행강제금을 깎아주거나, 단계적인 도입 등으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장기적인 로드맵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성욱 기자 ks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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