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지주가 2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을 자회사에 배분해야 하지만 핵심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이하 한투증권)이 지난 2017년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이력으로 인해 지분을 보유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제 업계의 시선은 기존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로 있던 한투지주로 쏠린다. 카카오뱅크의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 총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투지주는 ‘34%-1주’의 지분만을 남기고 나머지 16%가량의 지분을 카카오에게 넘겨야한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18%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어 한투지주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주식 4160만 주를 총 280억원에 매수한다고 밝혔다. 지분 취득 후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율 34%를 가지게 돼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이에 따라 한투지주는 당초 카카오뱅크 지분을 자회사인 한투증권, 한투캐피탈, 한투저축은행 등에 양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투증권 지난 2017년 3월 채권 매매 수익률을 담합한 혐의로 5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것이 발목을 잡았다.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경우 원칙상 향후 5년간 한도 초과 주주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법상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지분 10%, 25%, 33% 이상 한도초과보유 승인을 받을 때 ‘최근 5년간 금융 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위는 지난 2017년 한국투자증권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는데 결격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발행어음 업무를 초대형 투자은행(IB) 중 유일하게 허용한 바 있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한투지주의 자회사였던 사모투자펀드(PEF) 전문 운용사 ‘코너스톤에쿼티파트너스’가 지난 2015년 파산한 점이 결격 사유로 알려졌으나,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는 사안의 중대함이 크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금융투자업 규정은 최근 5년간 파산절차를 밟은 기업 주요주주가 이에 직간접 관련된 경우 금융투자업인가를 불허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한투지주에게 코너스톤에쿼티파트너스를 파산시킨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 한투증권은 한투지주의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과거에도 결격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가를 받은 이력이 있는 만큼 현재 지주회사가 금융위에 인가 신청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투자증권 입장에서는 결정된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처벌을 받은 이력이 있기 때문에 추후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만약 불허될 경우 향후 어떤 방식으로 대처할지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아직 한투지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접수받지 않은 상태”라며 심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떠한 전제를 바탕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한투지주가 인가를 신청한다면 실질적으로 금융위와 함께 심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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