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고령화·저출산·저금리라는 삼중고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보험업계의 실적 하락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 등 상위사들부터 중·소형 보험사까지 크기를 막론하고 보험업계의 하반기 화두는 ‘성장’보다는 ‘생존’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분위기다.
고령화와 저출산 등으로 인한 시장포화는 보험업계 전반의 영업력 약화라는 결과를 낳았다. 한정된 시장에서 고객몰이를 위해 보험사들은 신계약 유치를 위한 사업비를 늘리며 출혈경쟁을 벌였다. 그 결과 1분기 국내 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은 1조982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1301억 원) 줄었다.
증권가는 보험업계의 2분기 실적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험업의 올해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에 4일 보험사 주가가 줄줄이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윤태호·차주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보험업종은 1분기에 이어 매우 부진한 실적을 시현할 전망"이라며 "생명보험은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수익 악화, 손해보험은 작년 말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장기 위험손해율 부담 등 구조적 요인이 실적 악화의 배경"이라고 짚었다.
여전히 도수치료나 추나요법을 비롯한 과잉진료 문제가 화두에 올라있는 데다, 올해 초부터 보험업계가 사활을 걸어가며 판매했던 경증 치매보험 역시 도덕적 해이로 인한 보험금 지급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이 달 초 자기공명영상촬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 등에서 이상이 없다는 검사 결과가 나와도 치매 전문의의 종합적 평가에 기초한 치매 진단을 받으면 보험사는 치매보험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의 치매보험 약관 개선안을 내놓으면서 이러한 우려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여기에 하반기에 추가적인 기준금리가 있을 가능성이 크고, 미중 무역분쟁에서부터 일본과의 갈등까지 지속되면서 해외투자 역시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기존에 보험사들은 보험영업에서의 적자를 투자이익으로 메우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투자길까지 막혀버리자 활로를 찾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최악의 경우에는 향후 5년 안에 문을 닫게 되는 보험사들이 즐비할 것이라는 비관론까지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해마다 어렵다는 이야기는 계속 나왔지만, 올해는 대내외적 상황도 좋지 않고 IFRS17 도입도 코앞에 와있어 어려움이 두 배로 크다”고 토로하며, “이제는 상위사들도 성장보다는 일단 ‘적자를 본다’고 생각하고 적자를 최소화하는 ‘생존’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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