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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점화’

기사입력 : 2019-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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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SC제일 상반기 1.4조…우리·신한 검토
은행채 대체수요 확인…예대율 인센티브 조준

왼쪽부터 KB국민은행 본점, SC제일은행 본점 / 사진= 각행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KB국민은행 본점, SC제일은행 본점 / 사진= 각행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국내은행들이 원화 커버드본드(Covered Bond)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SC제일은행이 가세하면서 상반기 1조원 넘는 발행을 점화했다.

내년부터 예대율(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 비율) 산식이 변경되는 가운데 은행들이 예수금 확보 차원에서도 인센티브가 부가된 커버드본드 발행을 저울질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5년만에 KB국민은행 새 시장 개척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국민은행, SC제일은행 등 시중은행에서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원화 커버드본드가 발행됐다. 커버드본드는 금융회사가 보유한 주택담보대출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만기 5년 이상의 장기채권이다.

담보부채권의 일종으로 채권 보유자가 발행자에 대한 상환청구권과 기초자산집합(Cover Pool)에 대한 우선변제권을 동시에 갖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구조가 안정적이라고 평가된다.

KB국민은행은 올해 5월 5000억원 규모의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해 국내 은행 최초로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시장 포문을 열었다. 5년물이 4000억원, 7년물이 1000억원이다.

발행금리는 5년물은 국고채 5년에 13.3bp(1bp=0.01%)를 가산한 연 1.90%, 7년물은 국고채 7년에 11.4bp를 가산한 1.96%로 책정됐다. 5년물과 7년물 각각 AAA 은행채 민평 대비 -3.4bp, -6.3bp 수준의 금리로 발행을 마쳤다. KB국민은행은 첫 발행 이후 한 달만인 올 6월 4000억원 규모 5년물 원화 커버드본드를 보다낮은 1.61% 금리로 추가 발행키도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자산을 담보로 한 커버드본드 발행으로 안정적인 장기자금 신규 조달수단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도 올 6월 5000억원 규모로 5년 만기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다. 금리는 5년 만기 국고채 금리에 15bps를 가산한 연 1.66%로 결정됐다.

이는 SC제일은행 은행채에 대한 3개 대표 민간 평가사의 종가 평균 대비 3bps 낮은 금리였다.

SC제일은행 측도 “앞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로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은행들 입장에서는 시스템 구축과 사후관리 등 부대비용을 감안할 때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유인이 크지 않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커버드본드가 우선변제권을 보장해 주는 만큼 은행채보다 발행 금리에서는 다소 유리하지만 부대비용을 덮을 만한 인센티브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은행채 순발행이 올들어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시장에 유입돼 매수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 ‘예수금 인정’ 귀쫑긋…발행 릴레이 촉각

다른 시중은행도 커버드본드 발행 검토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우선 우리은행 측은 “금액과 시기는 미정이지만 커버드본드 발행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도 “발행 계획에 대해 내부에서 검토중”이고, KEB하나은행도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리스크 완화 차원에서 올초 커버드본드 발행분담금 면제,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료 인하 등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은행 BIS 자본비율 산출 때 커버드본드 위험가중치를 낮추고, 보험 지급여력비율(RBC)에서 커버드본드 위험계수를 은행채보다 낮은 수준으로 적용한 점도 유인으로 꼽힌다.

특히 내년 1월부터 가계대출 가중치는 15% 더하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5% 빼는 새 예대율 산식 규제도 은행들의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인센티브에 속한다. 예대율 산정에서 커버드본드 잔액을 예수금의 최대 1%까지 인정해주는 규정이 있다.

은행의 커버드본드 최대 발행한도는 총자산의 4%로 하반기 이같은 인센티브를 토대로 은행들이 원화 커버드 본드 발행을 늘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은행들이 최단인 5년물 중심으로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설 경우 애초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을 차별화 할 수 있다”며 “기관 투자자 관점에서도 은행 BIS비율과 보험 RBC 위험계수 산출에서 커버드본드가 은행채보다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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