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월 호주 IR(기업설명회) 이후 프랭클린 템플턴 펀드를 운용하는 미국계 프랭클린 리소시스가 KB금융지주 주식을 5% 수준까지 매입하는 IR 효과도 거두었다.
◇ ‘특명: 주가부양’ 하반기도 바쁘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회장은 올 하반기에 유럽 지역으로 IR을 계획하고 있다. 상반기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해외 IR이다.
윤종규 회장은 앞서 4월 초 홍콩과 호주로 올해 첫 해외 IR에 나선 바 있다. 호주의 경우 윤종규 회장의 첫 방문이었는데 적극적 투자 유치로 성과도 거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윤종규 회장의 IR 이후인 지난 4월 16일 미국계 프랭클린 리소시스는 KB금융 주식을 2095만3613주를 매수하면서 지분율을 5.01%까지 높여 국민연금(9.5%)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랐다.
윤종규 회장의 해외 IR 행보는 지난해 7월 싱가포르와 홍콩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을, 12월에는 일본을, 그리고 올 4월에는 홍콩과 호주를 직접 찾아 기존 주주도 챙기고 신규 투자자 유치에도 나섰다.
윤종규 회장이 이처럼 글로벌 세일즈에 힘을 싣는 것은 우하향하는 주가 관리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주당 7만원을 바라봤던 KB금융 주식은 1년새 30% 가량 빠졌고 외국인 주식 보유율도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반기를 지난 6월 현재 주가도 4만4000원~4만5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3조 클럽’을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주가와 실적 사이에 괴리가 있다. 윤종규 회장이 취임 4년만인 지난해 7월부터 직접 해외 IR에 적극 나선 이유다.
윤종규 회장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부양에 힘을 싣고 있기도 하다. 자사주 매입은 최고경영자(CEO)의 책임경영 의지로 해석된다. 윤종규 회장은 지난해 일곱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사들였다.
올해 3월 6일에 1000주를 추가 매입하면서 윤종규 회장은 KB금융 보유 주식을 2만1000주까지 늘렸다.
◇ ‘최적’ 전략은 M&A 모멘텀
윤종규 회장은 올해 경영전략으로 “전략적 M&A(인수합병) 추진을 통한 그룹 포트폴리오 견고화”를 강조하고 있다.
올초 정기 주주총회에서 윤종규 회장은 “경쟁사는 화살 열 발을 다 쐈고 KB는 아홉 발을 쏜 상태에서 아직 한 발이 남아있다”고 언급하며 사업 영역 확장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내년 11월 임기가 마무리되는 윤종규 회장에게 2기 경영 반환점을 돈 현재 주가 관리는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M&A를 통해 비은행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보강하는 것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주요한 관심사라는 점도 꼽힌다.
실제 현대증권(현 통합 KB증권)이라는 대형 M&A를 기점으로 이후 출사표를 냈던 롯데캐피탈 인수전도 롯데지주가 거둬들이면서 KB금융으로서는 두드러진 결과가 없는 상황이다.
KB금융그룹은 그동안 “그룹 내 포트폴리오가 취약한 생명보험”, “상품 매뉴 팩쳐링, 웰스매니지먼트에 강점이 있는 증권”, “고객 세그먼트에 강점이 있는 카드” 등을 추가 M&A 후보군으로 언급하며 높은 자본력 가운데 기회를 꾸준히 엿보고 있다고 시사해 왔다.
윤종규 회장은 특히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생명보험사들이 나올 것이고 지배구조 개편 차원에서 재벌그룹 가운데 금융사를 일부 정리해야 하는 곳도 있기 때문에 여러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해외 IR에서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가오는 하반기 IR은 연기금 투자자가 포진한 유럽에서 장기 투자자 유치를 공략할 방침이다.
앞서 찾은 일본이나 호주의 경우에도 글로벌 자산운용사 밀집 지역으로 꼽히는데 안정적인 투자자 유치에 힘을 싣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도 이익 안정성과 자본 활용 기대감 등을 이유로 들어 KB금융의 현재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새로운 잔액 기준 코픽스(COFIX) 도입, 예대율 산식 변경 등 가계여신 규제에 KB금융이 상대적으로 노출도가 크다는 점도 언급된다.
종합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M&A 모멘텀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KB금융이 보유한 자본여건을 바탕으로 M&A를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서는 게 주가 부양에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매력적인 비은행 매물이라면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금융 부문을 담당하는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 부양을 위해서는 M&A에 나서는 게 최선이지만 마땅한 대형 물건이 부재하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가지기에 요원한 측면이 있다”며 “시장은 M&A를 통한 외형 확장이 가능할 때 좀 더 높은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부여한다’고 말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KB금융은 증권과 손해보험 실적 우려가 올해 1분기부터 해소되고 있는 중으로 2분기 개선폭이 확대돼 경상적 순이익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높은 자본비율을 기반으로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한 추가 M&A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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