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경제 호황에 힘입어 북미·신흥아시아 지역의 주식형펀드가 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미국과 중국의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이들 펀드의 수익률 상승세 또한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주식 펀드 중에서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에너지, 정보기술(IT)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다.
수익률이 가장 돋보이는 건 ‘삼성KODEX합성-미국IT상장지수[주식-파생]’이다.
‘미래에셋TIGER나스닥10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도 1년 수익률이 25.65%로 우수하다. ’미래에셋TIGER미국다우존스3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20.56%), ’삼성미국코어주식증권자투자신탁UH[주식]Cf‘(20.27%) 등도 1년간 2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 주가가 IT 업종의 주도 아래 연이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국내 설정 미국 주식형 펀드 또한 수익률 호조를 기록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또한 미국은 지난달 약 50년 만의 최저 실업률을 기록했다. 미국 노동부는 4월 실업률이 3.6%를 기록했다고 발표해 1969년 12월(3.5%)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의 실업률이 10% 근처까지 치솟은 것을 고려하면 현저히 낮아진 수치이다.
미국 정부의 경기 확장 정책이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미국 펀드는 여전히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경기 지표가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높은 경제성장률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말 미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3.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말부터 침체 국면에 들어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올 1분기에도 3%대 성장을 지속하면서 호황 국면이 지속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나스닥이 최근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에 대해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았지만, 발표된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한 결과를 내놓으며 실적 시즌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중국의 증시도 호황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중국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1월 2일 2465에서 지난 7일 2926으로 마감해 넉 달 새 18.7% 상승했다.
개별 펀드를 살펴보면 ‘미래에셋차이나본토증권자투자신탁 2(UH)(주식)’의 1년 평균 수익률이 18.1%로 가장 높다. ‘삼성KODEX중국본토FTSEChinaA50증권상장지수자투자신탁[주식-파생형]’, ‘KB KBSTAR중국본토대형주CSI100증권상장지수자투자신탁(주식)’ 의 수익률 또한 각각 14.95%, 13.07%로 높은 성적을 달성했다.
이어 ‘하이천하제일중국본토증권자투자신탁UH[주식]’(12.57%), ‘미래에셋차이나A레버리지1.5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재간접형)’(11.81%), ‘멀티에셋차이나스페셜본토주식증권자투자신탁[주식]’(10.69%) 등이 10%를 넘는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중국의 여러 경제지표는 호전되고 있는 상태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을 시장의 예상치보다 높은 6.4%를 기록했고, 산업생산은 전년대비 8.5%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중국은 4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 또한 50.1%를 기록해 4개월 만에 기준점인 50%을 웃도는 확장국면으로 선회했다.
PMI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신규 주문, 생산, 재고, 출하 정도, 지불 가격, 고용 현황 등을 조사해 경기 동향을 내다보는 지표이다.
PMI가 50 이상이면 경기의 확장을 의미하는 만큼 중국의 제조업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지난해 중국펀드의 대규모 손실을 초래했던 미·중 무역 분쟁이 협상 국면으로 전환하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이러한 기대감은 곧 중국 증시와 펀드의 호황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중국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신흥국(EM) 지수 추가편입 덕에 외국 자금 유입의 물꼬가 트였다.
지난 3월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올해 중국 증시 호황이 이어지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아직 끝나지 않은 미중 무역 협상이 향후 미중 증시의 가장 큰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난 5일(미국시각)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고 있는 10% 관세율을 10일부터 25%로 인상할 것이라 발표했다.
또한 현재 별도의 징벌적 관세가 부과되지 않고 있는 나머지 3250억 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도 25%의 관세율을 곧 적용할 것임을 언급했다. 미중 무역 분쟁 불확실성이 다시 증폭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협상진도가 더뎌질 가능성이 있지만 협상의 판이 연기되거나 깨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중 무역 분쟁에 대한 시장 학습효과가 이미 존재함을 감안 시, 작년 하반기와 같은 극심한 변동성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측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진 상태”라며 “복수의 시나리오를 두고, 추후 전개 방향·상황에 따른 대응태세로 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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