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한진칼 석태수 대표 재선임에 ‘찬성표’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지주회사인 한진칼 석태수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는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27일 한진칼 주주총회 안건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해 심의한 결과 석태수 사내이사 선임의 건에 대해 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탁자책임위는 “석태수 후보가 대표이사로서 단기차입금의 증가를 결정한 것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의 일환인지 최근 제기되었던 주주제안의 감사 선임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인지가 명백하지 않다”며 “주주권익 침해 이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도 석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한 바 있다.

석 대표는 198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경영기획팀장, 경영기획실장, 미주지역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08∼2013년 한진 대표이사, 2013∼2017년 한진해운 사장을 맡으며 그룹 내 요직을 두루 거친 조양호닫기조양호기사 모아보기 회장 측근으로 꼽힌다.

한진칼은 오는 29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임기가 만료되는 석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는 주인기 국제회계사연맹(IFAC) 회장과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 주순식 법무법인 율촌 고문을 추천했다. 한진칼은 감사위원회 신설에 따라 이 세 사람을 감사위원 후보로도 올렸다.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지난 1월 말 한진칼에 발송한 주주제안서를 통해 석 대표의 임기만료로 공석이 되는 사내이사 자리에 새로운 인사를 이사회가 추천해 선임할 것을 요구했다.

KCGI 측은 “석 대표는 한진해운 대표로 취임한 후 부진한 경영 성과로 한진칼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 하락을 야기했다”며 “또 회사 최대주주의 측근으로서 향후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문제를 개선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반영할 후보자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국민연금의 주주제안도 상정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달 1일 회의를 열고 한진칼에 최소한의 경영참여 주주권행사로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사가 회사 또는 자회사와 관련해 배임, 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된 때에는 결원으로 본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다만 결원의 효력은 형이 확정된 때로부터 3년간 지속된다는 단서를 추가하기로 했다.

이 안건이 통과될 경우 현재 270억원대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회장은 재판 결과에 따라 대표이사 자격이 박탈될 가능성이 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