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관부처인 금융위원회는 서울과 부산에 이어 제3 금융중심지 지정 타당성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5일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부산 금융중심지 지정 10주년 기념 세미나'가 열린다.
10주년 기념 세미나지만 부산 입장에서는 긴장감이 더 높을 수 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에 따라 전북의 제3 금융중심지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2017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완전 이전한 곳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자산운용 전문기관인 스테이트 스트리트 은행과 BNY 멜론 은행의 사무소 설립 등을 유치하며 금융중심지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여기에 호남 지역구를 둔 김광수닫기김광수기사 모아보기 민주평화당 의원은 최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본점을 균형발전을 위해 기존 서울에서 전북으로 두도록 하는 개정 법안을 발의하며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수장인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전일(13일) 여의도 국회 신용정보법 개정 공청회 뒤 제3 금융중심지에 대한 기자들 질의에 "용역 결과를 보고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최종구 위원장은 15일 열리는 부산 금융중심지 지정 10주년 기념 세미나에 참석 예정이다.
다만 앞서 지난해 말 개최된 민관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 회의에서 최종구 위원장은 "서울과 부산 등 긴 안목을 가지고 금융중심지를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음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는 내달께 열릴 예정이며,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금융중심지 추가 지정 여부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추가 지정시 이전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국책은행들은 더욱 초조해 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9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언급하면서 불붙었던 논의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했는데, 내년 총선이라는 이슈와 맞물려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기 때문이다.
이전 법안 발의가 러시를 이루자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이달 8일 "산업은행의 지방 이전은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금융산업을 포기하자는 것"이라며 비판 성명을 냈다.
산업은행 노조는 "외국계 금융사들의 한국지사, 사무소가 서울에 있는 이유가 있고, 유수의 회계법인, 로펌, 컨설팅사의 본사, 한국지사도 서울에 있는 이유가 있다"며 "핵심 금융공기업들을 금융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에 보내려는 발상은 금융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출입은행도 현실적인 '서울 프리미엄'을 강조했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올 1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정부 관계자를 접촉하고 영업할 때 서울이 더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종합적으로 판단하리라 생각하지만 수은은 금융뿐 아니라 대외지향적 업무로 외교부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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