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 불황 장기화와 국내 보험시장 포화 등으로 2019년 원수보험료 증가율이 2%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손해보험업계는 올해 ‘작은 변화’가 아닌 ‘완전한 변신’을 목표로 신규 영역 개척에 나선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손해보험 원수보험료 증가율은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경기 불안 등의 원인으로 지난 2017년 4.5%에서 올해 2.7%로 떨어진 전망이다. 여기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경영 불확실성도 확대될 것으로 봤다. 따라서 김용덕 협회장은 “올해야말로 인공지능(AI)와 데이터 알고리즘, 블록체인,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으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손보협회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실천 혁신과제로는 ▲맞춤형 보험서비스' 창출 ▲인슈어테크 활성화 ▲배상책임 보장 강화 ▲국제화 지원 등이 꼽혔다.
가장 먼저 손보협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일반보험 시장을 비롯한 신규 시장 발굴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가장 먼저 해킹위험 등에 대비하기 위한 사이버보험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노인 요양서비스 등 시니어세대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도 지원된다. 반려동물 산업 성장과 관련 보험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정비도 추진한다. 진료비 사전고지나 공시제를 도입하고 진료항목 표준화와 동물등록방식 등을 개선할 계획이다.
기술과 보험을 융합한 인슈어테크 활성화에도 박차가 가해질 전망이다. 그간 보험업계는 인슈어테크 발전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다양한 제도적 이해관계가 섞여있어 ‘걸음마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손보협회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오는 4월 1일 금융혁신법에 따른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하는 등 관계법령 개정사항을 건의할 예정이다.
국민건강을 증진하고 의료비를 절감하기 위해 헬스케어서비스 활성화도 추진한다.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규제완화 등 보험산업 활용방안을 제고한다고 밝혔다.
재난배상책임보험 의무가입 범위를 확대해 배상책임도 늘린다. 음식점과 숙박업소 등 기종 19종 시설 뿐 아니라 임대아파트와 교량, 터널까지 넓히는 식이다. 재난의무보험을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보상형평성을 높이도록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법령상 보상한도가 없거나 가스사고배상이나 사회복지시설배상 등에 대한 보상수준을 현실화할 방침이다.
◇ 불완전판매 근절...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신뢰 회복 절치부심
지난해에도 손보협회는 신년 간담회를 통해 ‘소비자 신뢰 회복’을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그러나 지난해 보험업계는 즉시연금부터 암보험에 이르기까지 ‘약관 논란’으로 엄청난 홍역을 치렀다.
올해 손보협회는 소비자 접점 업무 개선을 통한 고객만족도 향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먼저 소비자 상담센터 기능 및 역량을 확대하고, 소통 채널도 강화할 예정이다. 교통사고 과실비율에서부터 일반/장기보험 분야까지 전문 상담인력을 배치해 소비자 불만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물론, SNS 공식 계정을 운영하며 소통에도 힘쓸 예정이다.
금융당국과 함께 설계사에 대한 정보공개 및 교육 관리 강화로 불완전판매를 사전에 차단한다. 집합교육 대상 설계사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동시에, 교육 미이수시 제재규정을 GA 내부통제 기준에 반영토록 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력하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 손해보험사 경영환경 개선 지원... 보험사기 근절로 누수 보험금 차단
손보협회에 따르면 보험사기로 인해 연간 4조5000억 원, 1가구당 약 23만 원의 보험금이 누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협회는 올해 사무장병원 등 문제병의원에 대한 보험사기를 근절하고, 보험사기에 연루된 보험업 관련 종사자의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누수만 줄여도 보험업계가 느끼는 손해율 문제가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청사진이다.
아울러 의료제도 개선을 통한 합리적 보험금 지급기준을 마련하고, 요양병원의 의료체계를 정상화함으로써 보험사가 느끼는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자동차보험의 한방 과잉진료도 개선한다.
끝으로 국제공조를 통한 IFRS17 및 K-ICS의 연착륙도 적극 지원에 나선다. 손보협회는 이미 국제보험협회연맹과 함께 IFRS17 관련 이슈를 논의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IFRS17을 현행 2022년에서 1년 추가로 연기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덕 손보협회장은 "미처 보장하지 못하고 있는 분야, 앞으로 나아갈 분야를 선제적으로 개발해 지속적인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역설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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