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9일 오후 수성구에서 긴급회동을 가지고 김태오닫기김태오기사 모아보기 지주 회장 은행장 겸직 반대, 은행 출신 은행장 선임 요청 등에 대해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이번 회동은 조해녕 지주 의장이 지주회장의 한시적 은행장 겸직 의사를 전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이사회에서 추천한 2명의 유력 행장 후보인 노성석 전 DGB금융지주 부사장, 박명흠 전 부행장은 지주 이사회와 은행 이사회가 합의한 자격요건에는 부합하지만 금융당국 제재 리스크가 있다.
노성석 전 DGB금융지주 부사장은 수성구청펀드손실보전과 관련 기소없음으로 처리됐으나 금융당국의 중징계 처분이 내려질 경우, 행장직을 수행할 수 없다.
은행 이사회에서는 회장은 외부, 행장은 내부라는 원칙을 지주 이사회에서 지켜야 하며, 겸직은 이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앞서 김태오 회장은 내부 출신인 김경룡 전 부행장은 행장으로 선임했으나 채용비리 등 도덕성 문제로 김 전 부행장이 자진사퇴했다.
그동안 지주에서 행장 자격 요건을 정하고 사외이사 평가, 인재풀 구축 등의 노력을 진행해왔으나 은행 이사회와 이견이 맞지 않아 행장 선임도 계속 미뤄져왔다. 행장 선임이 미뤄지면서 7개월 간 주가는 8일 기준 8200원으로 작년 6월 1만1300원 대비 27.4%나 하락한 상황이다. CEO리스크가 가시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오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대구상고 파벌의 김태오 흔들기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구는 굉장히 폐쇄적이고 파벌문화가 심하다"라며 "외부에서 온 김 회장이 이를 버텨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또다른 지방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금융사 입장에서는 지역과 관련있고 이를 잘 아는 사람이 오길 바랐을 것"이라며 "김태오 회장은 외부 출신에 대구와는 관련이 없으니 반발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역 출신 입장도 있으나 현재 DGB대구은행이 금감원 종합검사가 2월 예정되어있다는 점에서 은행 이사회가 한발물러나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금감원 종합검사 항목에서는 은행의 CEO 부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4등급을 받으면 DGB대구은행은 우선 인수합병 등 신규사업을 추진할 수 없게 된다. 영업점 개설, 통합도 제한돼 수도권으로 영업을 확장하려는 DGB대구은행 입장에서는 전략에도 차질이 생긴다. 은행 입장에서도 지주의 직간접적인 간섭을 받아 경영 자율성도 제한을 받는다.
박인규 전 회장 겸 행장이 16일 대구고등법원서 열리는 첫 공판에서 실형을 받을 경우, DGB금융 이미지에 또다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노조에서는 행장 공백 장기화, 회장 겸직을 우려한 성명서를 낸 상황이다.
은행 3급 이상 간부들로 구성된 대구은행 2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지난해 4월 이미 합의안 대로 내부출신의 능력있고 신망받는 은행장 후보자를 기일 내 선출하지 못한다면 노조는 최선봉에 나서 전 직원과 함께 강력한 투쟁을 벌이겠다"며 "2명의 행장 대행체제도 모자라 그나마 상호존중 및 협의의 정신으로 합의된 사항에 대해 권한과 책임있는 당사자(자추위 및 지주 이사회)들이 스스로 정한 타임테이블을 파기하고 3일을 연장해 후보자 결정을 재논의하기로 하는 등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0여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대구은행 1노조도 "적격후보가 없을 경우, 지주회장의 겸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전임 회장체제에서 겸직을 함으로써 구조적으로 견제되지 않았고 권력도 독점해 각종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며 "자추위는 후보 추천시, 결정사유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충분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1노조는 "다만, 자칫 자격미달의 행장이 선임되면 향후 또다른 낙하산, 외부인사가 유입될 빌미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차기 그룹회장 후보가 될 은행장은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자질검증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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