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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승진 잔치'…주가는 4만원 지키기

기사입력 : 2018-12-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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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승진 잔치'…주가는 4만원 지키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승진 잔치를 벌인 가운데 주가는 4만원선 문턱을 겨우 지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29% 내린 4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개월 전인 작년 4월 17일(4만760원) 수준으로 복귀한 셈이다. 액면분할 이후로는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2019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부사장 13명, 전무 35명, 상무 95명, 펠로우(Fellow) 1명, 마스터(Master) 14명 등 총 158명의 임원을 승진시켰다.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반도체 등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는 전체의 절반 이상인 80명의 승진자가 나왔다. 이 중 12명이 직위 연한과 상관없이 발탁승진하며 DS 부문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을 총괄하는 DS 부문의 수장인 김기남닫기김기남기사 모아보기 대표이사 사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회장은 메모리사업부장에서 반도체총괄을 거쳐 DS 부문장으로 선임된 반도체 전문가다. 2007년 메모리사업부 재직 당시에는 D램 개발실장을 역임했다.

DS 부문에서만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섭 메모리사업부 D램 PA팀장, 박재홍 파운드리사업부 디자인서비스팀장, 송두헌 메모리사업부 YE팀장, 전세원 메모리사업부 마케팅팀장, 조병학 시스템LSI사업부 기반설계팀장 등 5명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임원인사 결과 D램 사업에 대해 공격적 점유율 확대보다 공급 조절과 이익 방어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며 “임원인사가 단기적으로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D램 사업의 전략 방향성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 "주가는 우려를 충분히 반영했다"

지난 5월 4일 액면분할 이후 7개월이 지났지만 삼성전자는 주가는 4만원선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50대 1 액면분할 작업을 마치고 5만3000원으로 거래를 재개했다. 그러나 주가는 액면분할 직후 곧바로 5만1900원으로 떨어진 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30일 고점(5만7520원) 대비로는 약 30%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가가 부진한 데는 연초부터 불거진 반도체 시장 고점 논란이 중심에 있다. D램 가격의 하락세로 인해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 부문이 실적 둔화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미·중 무역전쟁 등 불확실한 대외여건과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향후 실적전망은 밝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램 메모리인 DDR4 8Gb 제품의 지난달 말 고정거래가격은 7.1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0월(7.31달러)보다 1.64% 하락했다. 지난 10월 말 기준 D램 가격은 7.31달러로 전월(8.19달러) 대비 10.74%나 떨어지면서 본격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달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2019년 전세계 반도체 시장의 매출이 총 4901억달러로 올해(4779억달러)보다 2.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반도체 매출을 올해 대비 5.2% 늘어난 5020억달러로 추산했던 지난 8월 보고서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하향 조정됐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매출은 올해 33.2% 증가한 뒤 내년에는 0.3% 감소해 역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미래에셋대우는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이 61조6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D램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반도체 실적 개선이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그 이유다.

대신증권은 D램 가격 하락을 근거로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 줄어든 63조6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나금융투자는 D램과 낸드 등 반도체 제품가격 하락과 출하의 부진을 감안해 삼성전자의 올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을 기존 12조4000억원에서 11조3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에도 반도체 부분이 전사 이익을 둔화시킬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내년 2분기부터는 D램 가격의 하락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저하고 수요 증가율, 공급제약 지속, 건강한 재고 수준 등의 이유로 2019년 2분기부터 D램 재고 감소와 가격 하락 폭 축소를 전망한다”며 “1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 하락 폭이 주식시장에 노출되는 시기가 불확실성을 해소시키는 구간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은 2019년 1분기까지 떨어지다 2분기 수요 증가에 대한 가시성 확보되어 낙폭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ASP 하락은 단기적인 수요 부진에 따른 고객사의 재고 수준 증가 때문으로 데이터센터로부터 발생하는 서버 D램의 수요는 장기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현 주가는 낙폭이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반도체 실적 우려 등을 지나치게 반영하고 있는 주가라는 것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우려가 이미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주가의 하방 경직성은 확보됐다”며 “내년 상반기 업종 센티멘트 개선과 하반기 D램 공급 부족 재진입에 따른 주가 상승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019년 주가순자산비율(PBR) 1.0배 수준으로 현재 주가는 내년 상반기 둔화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배당 및 주주 환원 정책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기대돼 저점 매수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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