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G’ ETF 6개 잇달아 상장
국내 1호 ESG ETF는 ‘ARIRANG ESG우수기업’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작년 8월 이 ETF를 코스피에 상장했다. ARIRANG ESG우수기업은 와이즈에프앤이 산출하는 ‘WISE ESG우수기업 지수’를 추적한다.
이 ETF는 ESG평가 상위 등급 기업 중에서도 기업가치, 수익률, 재무건전성, 저변동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종목으로 구성된다. SK텔레콤, 삼천리, LG유플러스, KT, S-Oil 등 50여 종목을 포함하고 있다.
이 지수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종목 중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평가 기준에 의해 우수 종목으로 분류된 150개 종목들로 구성됐다.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KB금융, 삼성전기, 신세계 등이 들어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도 지난 2월 ESG ETF를 잇달아 출시했다.
TIGER MSCI KOREA ESG리더스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산출하는 ‘MSCI KOREA COUNTRY ESG LEADERS CAPPED’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이 지수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대형주 중심의 ‘MSCI KOREA’ 지수의 구성종목 가운데 MSCI ESG 리서치가 제공하는 평가를 기준으로 구성종목을 선별한다. 주류, 담배, 도박, 원자력, 무기 등 관련 기업을 배제한다.
ESG 점수에는 ESG성과와 ESG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를 반영한다. SK하이닉스, KB금융, 신한지주, NAVER, LG화학 등이 담겼다.
TIGER MSCI KOREA ESG유니버설 ETF는 ‘MSCI KOREA ESG UNIVERSAL’ 지수를 추적한다. 해당 지수 역시 MSCI KOREA 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 MSCI ESG 리서치가 평가한 ESG점수를 토대로 구성 종목을 선정한다. 구성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신한지주, 삼성전자우선주, KB금융 등이다.
KB자산운용은 ‘KBSTAR ESG사회책임투자 ETF’를 상장했다. KBSTAR ESG사회책임투자 ETF는 거래소가 산출하는 ‘KRX ESG 사회책임경영지수(S)’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국내 상장사 가운데 기업지배구조원의 ESG 평가 대상 기업을 유니버스로 삼아 사회책임 평가항목 점수 상위 종목을 유동시가총액 방식으로 산출하는 지수다. 삼성전자와 셀트리온, POSCO, KB금융, 신한지주 등이 들어 있다.
삼성자산운용도 ‘KODEX MSCI KOREA ESG유니버설 ETF’를 상장했다. 이 ETF도 MSCI가 산출하는 ‘MSCI Korea ESG Universal Capped’를 기초지수로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신한지주, KB금융, NAVER 등이 구성 종목이다.
이들 ETF의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 유동성공급자(LP)에 의한 거래를 제외하면 하루 거래량이 전무한 종목도 있다. 상장 이후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다.
ARIRANG ESG우수기업은 시가총액이 상장 당시 191억8215만원이었지만 지난 22일 174억8175만원으로 9% 쪼그라들었다. FOCUS ESG리더스는 시총이 294억300만원으로 8% 감소했다.
TIGER MSCI KOREA ESG리더스는 62억2050만원으로, KBSTAR ESG사회책임투자는 62억5100만원으로 각각 11%, 13% 줄었다.
◇ 시민의식 성숙, ESG 관심 제고로
기업의 도덕성과 사회 이슈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ESG 투자 시장도 성장한다. 올 7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정식으로 도입하면서 ESG 투자 시장 성장의 중요한 축이 마련됐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주요 기관투자가가 투자대상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와 관련한 사항을 위탁자금의 주인인 국민이나 고객에게 투명하게 보고하도록 하는 행동지침을 말한다.
이를 통해 기업의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하고 궁극적으로 기관투자가가 위탁 받은 자금의 주인인 국민, 혹은 고객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최근 코스피 급락도 ESG 투자 재조명과 무관치 않다. 코스피가 대외 변수에 맥없이 흔들리면서 주주보다 오너를 중시하는 의사결정과 소극적인 배당 정책 등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 사례처럼 사회 이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시민의식이 성숙할수록 ESG 투자 시장도 커질 전망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와 일부 재벌의 갑질 이슈 등으로 공적 연기금뿐 아니라 일반대중들도 SRI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작년 이후 ESG ETF 6개가 론칭되는 등 SRI시장 재도약을 위한 환경이 점점 무르익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행 ESG ETF들이 엑티브 펀드들과 달리 ESG 평가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대내외 요인을 적시에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은 해결돼야 할 과제다.
이 ETF들이 추종하는 지수들의 리밸런싱이 연간 2~3회밖에 이뤄지지 않는 탓에 기업에 큰 타격을 주는 비재무적 리스크를 즉각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일례로 대한항공 갑질 사태 이후에도 ESG ETF들이 추종하는 지수들은 여전히 구성종목에 대한항공을 포함하고 있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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