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 수수료율 인하 압박...카드사 '인력 감축 있을 수 밖에'
그러나 금융당국은 최근 카드사가 수수료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 추가로 3000억원 인하를 검토 중이다. 당국은 카드 업계가 과당경쟁이 일어나 마케팅비를 과하게 지출한다고 보고 그 비용을 줄여 수수료 인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더 이상 인하 여력이 없다”며 반발 중이다. 또 정부가 최고금리를 연 24%에서 연 20%로 낮출 방침에다가 이달 31일부터는 카드사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범 도입돼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카드 대출 관리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인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 A씨는 “마케팅 비용의 70~80%는 고객 혜택으로 돌아간다”며 “마케팅 비용 절감하려 고객 서비스를 축소하는 건 기존 카드 이용자들 혜택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크게 반발했다.
◇ 카드노조, “구조조정 피해는 카드 배송, 모집 노동자가 가장 먼저 받을 것”
인력 구조조정 경고등에 가장 기민하게 반응한 건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다. 6개 카드사(신한·KB국민·비씨·롯데·하나·우리)로 구성돼 지난해부터 정부의 일방적인 카드 수수료율 인하 정책 반대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4일부터는 금융위원회와 청와대 앞에서 ‘여론몰이식 수수료 인하 정책 추진을 즉각 중단’을 주장하며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치다가 더불어민주당이 17일 민생경제연석회의 출범식에서 발표한 민생 의제에 ‘불공정 카드수수료 체계 개선 및 가맹점 협상권 확대’가 포함되자 이에 반발해 지금은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면 모든 손해는 카드사가 안고 가라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인력 감축이 있을 수밖에 없죠. 구조조정 피해는 가장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받게 되는 겁니다.” 수수료 인하가 사실상 강요되는 상황에서 서비스 축소도 자유롭지 못하다면 구조조정이 있을 수밖에 없고, 구조조정 피해는 가장 힘없는 카드 배송·모집 노동자가 받게 될 거라는 게 장 의장의 주장이다.
◇ 카드모집인 등 “생계형 사람이 많아 감축되면 생활이 어려울 것”
카드 부흥기인 1999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9년째 카드 모집인으로 일하고 있는 C씨는 “아직 카드사 노동자 감축 얘기는 들은 게 없지만, 모집인 줄인다고 하면 다들 큰일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만 해도 이 일(카드 모집인)로 19년을 일해서 먹고 사는데, 생계형으로 하는 사람들이 일자리 잃으면 생활이 어렵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C씨는 또 “모집인보다는 온라인 발급으로의 카드 마케팅 강화도 있고, 특히 타 기업 특화 제휴 카드 출시로 인해 (카드 발급) 매수가 줄어들어 갈수록 모집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용카드사의 카드 모집 비용 절감을 통해 수수료 인하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통적 카드 모집인 시스템은 회원 유치도 어렵고, 디지털화한 온라인 발급보다 운영 비용도 약 3배 가량 많다. 1조 규모 수수료 인하가 확실해진다면 카드사가 모집 비용 절감에도 나서 전통 카드 모집인들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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